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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야 할 이웃, 중국

홍승표 2008. 5. 26. 09:36
 

      함께 가야 할 이웃, 중국

중국 사람들이 아이러니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이나 일본사람들은 놀랍게 성장하는 중국을 두려워하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오히려 두려워하기는커녕 한수 아래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생각입니다. 중국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쉽사리 넘기 어려운 태산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칭화대 연수기간동안 돌아본 중국의 발전상은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베이징 곳곳에 수십 층에 달하는 건물들이 솟아오르고 있더군요. 네덜란드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CC-TV본사건물은 건축비만 8,500억원이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입체건물이었습니다. 73층 높이의 건축물도 위용을 자랑하고 있더군요. 올림픽 주경기장의 모습이나 1155ha(약350만평)에 이르는 올림픽 공원, 주차면수만 6천대를 수용할 수 있는 제 3공항 등 어느 것 하나 간단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국의 명동이라는 왕부징(王府井)에선 세계최대규모라는 동방신천지백화점도 돌아보았지요. 하루 온종일 돌아도 못다 본다는 그 백화점을 돌아보다 지쳐 맥주한잔으로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흔히들 중국인들은 하늘과 땅, 바다에서 비행기와 자동차, 잠수함을 빼고는 모두 요리해 먹는다고 하지요. 실제로 동방신천지 백화점 옆 재래시장에는 없는 것이 없더군요. 소, 돼지와 양고기 구이는 물론 전갈과 지네구이까지 팔고 있었습니다.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식당(全聚德)에서 오리고기도 먹어보았지요.

 

자금성도 돌아보았습니다. 9,999칸이나 된다는 자금성은 하루씩 방을 돌려가며 자도 27년 이상이 걸린다고 하니 대단한 건축물임에는 틀림이 없었지요. 하지만 단청이나 건물모양새가 우리나라 경복궁처럼 아름답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배를 타고 경항(京杭)운하도 보았습니다. 베이징에서 항주까지 건설된 1,794km의 이운하는 지금은 화물운송은 안하고 관광으로만 이용 된다고 합니다. 화물운송은 고속도로가 효율적이라는 것이지요.

 

가장 놀라운 것은 삐하이 신개발지구(濱海新地區)였습니다. 푸동(浦東)의 4배 규모로 개발되고 있는 삐하이지구는 이제 중국의 경제를 새롭게 견인하는 엄청난 경제부구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곳입니다.중국 정부에서도 연해안 시대의 새로운 장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장담 할 만큼 엄청난 경제특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곳에 입주한 LG모하이(渤海)공장도 둘러보았는데 현지 공장장의 말이 의미심장했습니다. LG모하이 공장 설립허가가 1개월 만에 나오고 당서기와 성장이 찾아오는 등 중국정부의지원이 대단했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공무원보다 마인드가 훨씬 진보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기업지원에 관한한 놀라울 정도로 적극적이고 제도가 크게 개선되었다고 감탄사를 연발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가 신중하지 한번 결정을 내리면 무서운 추진력을 보인다고 하더군요. 한국사람 일부가 중국 사람을 가리켜 만만디라고 폄하하기도 하는데 가당치 않은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필자의 가슴이 뜨끔하더군요. 경제에 대해선 중국 공무원들에게 한수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이라는 뜻이 담긴 팔달령(八達嶺)일원의 만리장성도 올라보았습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명성만큼이나 대단했지요. 그런 한편으로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고생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중국 사람들조차 성을 쌓다가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다고 해서 만리무덤으로 부른다고도 하더군요. 중국 사람들은 8이라는 숫자(八字)를 무척 좋아 합니다. 오죽하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2008년8월8일8시8분에 개최하겠습니까. 중국인들이 8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것은 하늘에서 보면 만리장성이 8(八)자의 오른쪽, 경항운하가 왼쪽의 모습과 같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지금 쓰촨성 지진의 상처를 복구하면서 올림픽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꿈, 하나의 세계”(同一个夢想, 同一个世界)라는 슬로건아래 또 다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국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지요.

 

놀라운 사실은 중국정부의 우려와는 달리 중국인들이 쓰촨성 지진이후 상상을 넘어 민족주의와 애국심으로 하나가 되어 뭉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중국은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루고 그 저력을 중국의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나갈 것입니다. 분명 중국은 올림픽을 계기로 또 다른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 멀지 않은 장래에 세계를 제패하리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경제 강국입니다. 중국은 이미 우리의 적수나 경쟁자가 아니지요. 그러나 중국과 동행하지 않고 우리가 살아남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중국과 견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최첨단 산업을 통해 중국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상생의 길을 함께 걸어 나가야만 할 것입니다. 중국과 함께 하려면 중국을 알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국을 보고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