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과 치유의 천년 옛길, 오대산 선재길을 만났습니다. 단풍은 아직 절정에 이르지 않았지만, 가을 숲은 저마다의 빛깔로 익어가고 있었지요. 붉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잎 사이로 햇살이 내려앉고,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는 세월의 깊이를 들려주는 듯했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문득 발걸음을 멈췄지요.'아! 내 인생도 가을이로구나!'젊은 날에는 봄이 좋았습니다.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는 설렘이 있었고, 여름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갔습니다. 앞만 보고 걸었지요. 남보다 뒤처질까 조바심을 냈고,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 잘 사는 길이라 믿었습니다.돌아보면 참으로 숨 가쁘게 살았지요. 얻은 것도 많았지만 놓친 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앞서가느라 곁에 있는 사람을 살피지 못했고, 먼 곳을 바라보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