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가장 많이 듣고 입에 올리던 말이 있지요.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궁지에 몰리면 무심하게 건네고 씩 웃으며 돌아서곤 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이순을 넘기면서 삶이 조금씩 익어갈 무렵에서야 다시 이 말을 곱씹어보기 시작했지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가야산 해인사에서 평생 수행하며 한 시대의 정신을 밝힌 성철 스님의 말씀은 짧지만 깊습니다. 그 한마디는 때로는 준엄한 꾸짖음 같고, 때로는 어버이의 당부처럼 다정하지요. 번개처럼 우리의 고정관념을 내려치는 힘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세상을 제 잣대로 재단하며 살아왔지요.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세상은 왜 이 모양일까.’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산은 그저 산이고, 물은 그저 물이라는 사실, 기대를 덧씌우지 않아도, 욕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