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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성 지진, 그 이후

홍승표 2008. 5. 26. 09:38
 

    쓰촨성(四川城) 지진, 그 이후

세계의 이목은 지금 중국으로 쏠려 있습니다. 쓰촨성(四川省)지진 참사 때문이지요. 필자는 최근 5일간 칭화대(淸華大)연수를 위해 베이징에 머물렀습니다. 중국은 온통 쓰촨성 지진에 대한 소식들이 온 세상을 덮고 있었습니다. 그럴 만도 하더군요. 남한의 절반도 넘는 피해지역의 규모나 인명피해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도착한날이 바로 중국 정부가 정한 애도일의 첫날이었습니다.

 

거리 곳곳에 사람들이 모여 조기를 올리고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었습니다. 거리를 지나던 사람들도 발길을 멈춰 묵념을 올리고 차들도 멈춰 서서 경적을 울렸습니다. 애도일은 3일간 계속되었지요. TV방송에선 쓰촨성 소식을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었습니다. 신문은 물론 거리 곳곳에 애도의 문구들이 넘쳐났습니다. 그리고 어느 곳에나 “지진을 극복하고 재난을 이기자”(抗震救災) “작은 뜻을 모아 큰 것을 이루자”(衆志成城)는 구호가 물결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다시 뭉치기 시작했습니다. 잠재되어 있던 민족주의와 애국심이 무섭게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지요. 고사리 손에서부터 백발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성금을 전하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별도로 선발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중국정부도 이러한 국민적 성원과 동참행렬에 놀란 듯합니다. 아니 중국 국민들 스스로가 놀라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 자신이 중국을 자랑스러워하고 중국인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쓰촨성 지진이 중국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난 30년간 고도성장을 거듭해온 중국이 보이고 싶지않은 치부가 드러났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들은 발 빠르게 대처했습니다. 총리가 현장에서 함께 기거하며 인명구조와 복구 작업을 진두지휘했습니다. 유가족을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 들여졌습니다. 외국의 도움도 마다하지 않았지요. 30년전 지진참사를 알리지 않으려했던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구호물자와 구조대를 보내준 것은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수생들에게 칭화대에서 특강을 한 중국 상무부의 차관급 고위 공무원도 진심으로 한국이 감사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한국과 중국은 이제 함께 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멀리 하기에 중국은 너무도 가까운 나라입니다. 이미 중국은 미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우리나라의 교역국이 되었습니다. 중국과의 교역없이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이루는 일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중국은 쓰촨성에 앞으로 3년간 30조 이상을 투자해 완전 복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제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복구를 추진할 것입니다. 이번 지진으로 중국이 잃은 것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참으로 소중한 것을 얻었습니다. 중국국민모두가 민족주의와 애국심으로 뭉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이러한 중국인들의 저력은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더욱 굳건해질 것입니다. 그들은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잠룡(潛龍)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무섭게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여의주를 물게 되면 그 누구도 견주지 못할 힘으로 하늘을 오를 것입니다. 지금 그들은 여의주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여의주는 이미 심천(深圳), 광저우(廣州),상하이(上海)와 푸동(浦東)그리고 한창 건설 중인 삐하이 신개발지구(濱海新區)등 연해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그들은 여의주를 물고 하늘을 날것입니다. 우리도 함께 날아야 합니다. 그들이 용이 된다면 우리는 봉황이 되어 함께 날아야 됩니다. 우리도 다시한번 심기일전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살길이기도 합니다. 쓰촨성 지진은 악재이기도하지만 더없이 좋은 호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쓰촨성 지진이후 중국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저력을 우리 모두가 한번쯤 곱씹어 보아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