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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오브뮤직이 남긴 유산

홍승표 2008. 9. 16. 09:26

                 사운드 오브 뮤직이 남긴 유산

                                                        홍 승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The Sound Of Music)은 누구나 한번쯤 본 뮤지컬 영화로 유명합니다. 이미 40년을 넘긴 영화이긴 하지만 TV를 통해 수없이 많이 재방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만 큼 작품성이나 영화가 주는 감동이 만만치 않다는 반증이기도합니다. 어릴 때 혼자가 된 마리아는 수녀가 되기 위해 짤즈부르그(Salzburg) 수녀원에 들어가게 되지요. 짤즈부르그 수녀원은 알프스 산자락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쾌활한 성격에 노래를 좋아하는 그녀는 노래에 정신이 팔려 수시로 기도시간에 늦게 되지요. 결국 그녀의 장래를 생각한 원장 수녀님의 권유로 명문 트랩 대령가의 가정교사로 일하게 됩니다. 마리아는 노래로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지요. 이러한 생각이 군대식 교육을 받던 7명의 아이들을 노래를 통해 밝은 모습으로 분위기를 바꾸게 됩니다. 트랩 대령도 이런 마리아의 진정성에 감동하고 그녀와 결혼한 후 망명을 하게 된다는 것이 이영화의 메시지지요. 그런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로 이탈리아와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독일에서 상영될 때는 트랩 일가가 나치를 피해 필사적으로 국경을 넘어 탈출하는 장면 모두가 삭제되었다고 하지요. 트랩과 마리아의 결혼식 장면에서 끝이 난 것이지요. 어쨌거나 이 영화는 뮤지컬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유럽 여행 중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었지요. 짤즈부르그의 관광이 주는 의미가 남달랐기 때문입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짤즈부르그는 이 영화의 주 무대였지요. 아름다운 전경이라는 뜻의 미라벨(Mirabell)정원은 중앙 분수를 중심으로 연못과 조각물, 수많은 꽃들이 잘 조화를 이룬 곳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아직도 마리아와 트랩일가 자녀들의 도레미송이들리고 있었지요. 호헨짤즈부르그(Hohensalzburg) 성으로 가는 꽃 터널을 지날 때는 마치 트랩대령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성에 올라 바라본 짤즈부르그의 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 가히 환상적인 그림 그 자체였습니다. 모차르트 생가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손꼽히는 게트라이데 거리도 인상적이었지요. 거리 곳곳에는 많은 레스토랑과 명품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했습니다.

 

이 시골 동네에 웬 명품점인가하는 의문은 바로 풀렸지요. 해마다 7~8월이면 이곳에서 수많은 음악제와 축제가 열리고 이를 보러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전용기를 타고 오는 부호들도 있고 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질 않아 명품도 잘 팔린다는 것이지요. 짤즈부르그는 시민소득 1인당 4만달러가 훨씬 넘는 부유한 곳이고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아든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차르트와 함께 사운드오브뮤직이 짤즈부르그를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지요. 다음날 저녁 비엔나의 한 오래된 오케스트라 공연장에서 갈라콘서트를 감상했습니다. 짤즈부르그 교향곡이라고 불리는모차르트 교향곡 1번, 요한스트라우스의 라제스키행진곡과 아름다운 도나우 강 같이 귀에 익은 곡들이 연주되더군요. 음악의 도시 비엔나에서 공연을 감상한 것은 참으로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짤즈부르그와 비엔나를 중심으로 한 오스트리아는 년간 35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든다고 하지요. 이 나라에 관광객이 넘쳐나는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듯합니다. 미라벨 정원이나 호헨 성이나 모차르트 생가, 게트라이데 거리 모두가 하나같이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빼어난 자연경관과 많은 문화 유적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일이지요. 이제 관광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지금은 이야기가 있는 볼거리 그것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고 싶은 관광한국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곰곰이 곱씹어 볼 때가 아닐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