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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통 큰 치킨 사건을 보고...

홍승표 2010. 12. 13. 11:35

 

가끔 야식으로 통닭과 생맥주를 먹을 때가 있습니다. 아내는 밤에 먹는 튀김 음식이 좋지 않고 생맥주까지 먹는 건 정말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그래도 아직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가끔(?) 만나는 아들 녀석이 통닭을 즐겨먹는 통닭 마니아라서 아내와의 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전망이지요. 아들 녀석이 군대생활을 할 때 일입니다. 어느 날 야근을 하고 들어갔는데 속이 출출하더군요. 아내에게 통닭을 시켜 먹자고 옷깃을 여미고 머리를 조아리며 읍소(?)를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벼락이 떨어지더군요. “ 당신은 아들이 군대 가서 고생하고 잇는데 통닭 먹을 생각이 나느냐”며 노발대발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 후 저는 2년 동안 아들이 외박이나 휴가를 나와야 통닭을 먹을 수 있는 애처로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요즈음에도 가끔 아내로부터 모진 구박을 맞으면서도 야식으로 통닭과 생맥주 먹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최근 롯데 마트에서 단돈 5천원에 통 큰 치킨을 시판해 세간의 화제를 모았습니다. 롯데마트 통 큰 치킨은 기존 치킨보다 절반이상 가격이 저렴해 큰 호응을 받았었지요. 치킨을 사려는 사람이 갑작스럽게 몰리며 아침에 주문해 놓고 저녁에 찾아가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싼값에 사먹을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영세 골목 상인들은 밥줄을 끊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성토했었지요. 사실 공정한 사회라든지 대기업에 불고 있는 상생의 정신과는 거리가 멀기만 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이 통 큰 치킨이지 도저히 대기업으로 할 수 있는 통 큰 판매 전략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급기야 청와대 정진석 수석까지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습니다. 이렇게 여론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자 롯데마트가 16일부터 '통 큰 치킨'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잘 판단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롯데 측은 "주변 치킨가게의 존립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에 불가피하게 판매 중단을 결정한다."고 밝혔다고 하지요.

 

 

 

 

사람이 살다보면 가끔 힘 있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행태를 접하게 됩니다. 그럴 때 대다수 소시민들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으로 끙끙 거리며 삭이는 일이 다반사지요. 그렇다고 그런 일들이 정당화 될 수 는 없는 일입니다. 최근에 해외 토픽에서 최고의 화제로 각광(?)받은 우리나라 난장판국회사건(?)은 아직도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은 듯합니다. 웬만한 시군은 한해 살림 예산 중 공무원 보수 등 기본 경비를 제외하면 1천5백억이 안 되는 시군이 수두룩하지요.

 

그런데 어느 실세 국회의원이 지역구 예산으로 천 수백억을 챙겼다는 언론보도가 세간을 들끓게 하고 있습니다. 그 진위야 어떻든 간에 사실이라면 정말 안 되는 일이지요. 불교계에서도 63억의 예산이 삭감되었다고 해서 난리라고 하지요. 그 와중에도 실세 의원들은 아수라장이 된 그 난리 속에서도 수십 수백억의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니 그 用意周到하고 周到綿密한 007 주인공 같은 치밀함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을 지경입니다. 어느 국회의원은 복싱선수(?)로 데뷔해서 아마도 대한 복싱협회는 국회의원 복싱선수가 생겼다고 박수를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사는 일에도 지켜야 할 商道가 있습니다.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는 말이 있지요. 사람이 왜 만물의 영장인가요?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가릴 줄 알기 때문입니다. 끊임없는 욕망을 자제하면서 명분을 지키고 삶의 도리에 맞게 살아가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삶이 가치 있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롯데마트의 통 큰 치킨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示唆해주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길에도 상도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욕심을 버리고 사람답게 살아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