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엘 갔었습니다. 3년전 함께 교육을 받던 부단체장과 실국장을 초청한 것이지요. 저는 세번째입니다만 처음 가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JSA대대장께서 직접 맞아주시고 잘 안내해주셔서 정말 고마웠지요. 남북 회담장도 둘러보았습니다. 북측에서 망원경으로 유심히 살펴보더군요. 팽팽한 긴장감이 감 돌았습니다. 이른바 도끼만행 사건이 일어났던 곳도 돌아보았지요. 지금은 미루나무를 잘라낸곳에 표지석만 덩그라니 남아 있고 초소는 철수한 상태였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도 보았지요. 판문점은 경호 등의 이유로 하루 10팀 정도만 방문객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때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지요. 판문점을 돌아보고 나서 대성동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김동찬 리장께서 토종닭 요리를 잘 준비해 놓았더군요.
대성동은 6.25전쟁이 휴전되던 해 남북이 DMZ 내에 마을을 하나씩 두기로 합의해 존치된 마을입니다. 이 협정에 따라 원래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눌러 살게 된 것이지요. 마을 북동쪽으로 1킬로미터만 가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판문점이 있고 불과 400미터 거리에 군사분계선이 있습니다. 군사분계선에서 400미터 떨어진 곳엔 북한의 DMZ 민간인 거주지역인 기정동이라는 마을이 있지요. 대성동과 기정동의 거리는 800미터에 불과해 육안으로도 손바닥처럼 보입니다. 팔각정에 오르면 북한 주민과 큰소리로 말을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곳이지요.
대성동에 펄럭이는 태극기 높이는 100미터인데 기정동에 나부끼는 인공기는 58미터가 더 높다고 합니다. 살짝 자존심이 상하더군요. 대성동 사람들은 유엔군 사령부의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참정권이나 교육을 받는 권리는 대한민국 법률의 적용을 받고 있어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오히려 국방과 납세의무를 면제받는 특권을 누리고 있지요. 대성동을 나오는 길가엔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손을 흔들며 서 있었습니다. 북한 선전마을 기정동은 개성공단으로 인해 외형적으로 많이 커져서 상대적으로 대성동이 외소해 보입니다. 접경지역 지원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대성동이 거듭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