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승표 (경기도 자치행정국장) |
이런 도민안방이 첫돌을 맞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찾아가는 도민안방은 15만 건에 달하는 민원을 접수하고 처리했지요. 600명 이상을 취업시키고 700명 이상에게 복지혜택을 주는 놀라운 실적을 올렸습니다. 찾아가는 도민안방 출범 당시 많은 분들이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보내기도 했지요. 1년이 지난 지금, 경기도의 도민안방은 공직자가 갖춰야 할 '서번트(Servant) 리더십'의 모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도민들이 도민안방을 통해 경기도청과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민원을 해결해 주어 고맙다'는 도민의 말보다 '멀리만 있던 경기도청이 먼 곳까지 찾아와서 이야기를 들어주어 고맙다'라는 말이 가슴에 더 와 닿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소통을 통해 사람들은 용기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삶의 마지막 끈을 놓아 버리려는 사람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한 소중한 일도 있습니다.
도민안방을 운영하면서 48일간의 노력 끝에 노숙자를 찾아 누나를 만나게 해준 일, 우리말을 전혀 못하는 중국 교포의 고모를 찾아 만날 수 있게 한 일, 취업 관계로 긴급하게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한 미국 교포를 도와준 일, 배관이 얼어 수돗물 공급을 받지 못하는 시각장애인 집의 배관을 녹여 갈증을 풀어준 일, 이민 생활을 접고 다시 고국을 찾은 장애인을 취업시킨 일 등 많은 도민들의 어렵고 답답함을 풀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습니다.
정조대왕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모신 화성으로 능 행차를 나섰다고 전해지지요. 이 때 백성들의 접근을 특별히 차단하지 않고 억울한 사람들의 민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격쟁상언(擊錚上言)제도가 바로 그것이지요. 능 행차는 물론 백성과 만나서 소통하기 위해 궁궐을 나섰던 것입니다. 찾아가는 도민안방도 정조대왕의 뜻과 그 궤를 함께 하는 것이지요. 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도민을 찾아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도민과 소통하며 도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행정서비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간혹 투자비용에 비해 얻는 것이 작다는 주장도 있지요. 행정의 의미를 효율성 측면에서 바라본 관점입니다. 그러나 한 명의 도민이라도 감동을 받고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는다면 그 의미가 더 소중한 것이지요. 이것이야말로 찾아가는 도민안방이 존재하는 이유와 명분일 것입니다. 소통이 잘되면 운수대통, 만사형통이라지요. 도민안방은 더욱더 가까이 도민에게 다가가 어려움을 해결해 줌으로써 도민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언제나 변함없이 도민 곁에 함께 할 것입니다. 찾아가는 도민안방이 도민들이 '반기는 축제 장'으로, 우리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는 '화합의 축제 장'으로, 소외받은 도민들이 밝고 건강한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감동의 축제 장'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