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장과 악동들
영화 “훈장과 악동들”을 보았습니다. 지리산 청학동 서당 김봉곤 훈장이 만든 다큐 형식의 영화입니다. 극장 개봉을 앞둔 시사회를 가진 것이지요. 원래 다큐멘터리 영화는 재미있는 영화 장르가 아닙니다. “워낭소리”도 3백만 넘는 관객이 찾았지만 소와 함께 살아온 농부의 이야기인데 재미하고는 거리가 멀었지요. 그런데 훈장과 악동들은 달랐습니다. 제법 재미도 있고 나름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전에 기획된 각본 없이 청학동에서 예절교육을 받는 과정을 여과 없이 영상에 담은 것인데 재미가 있더라는 얘기지요. 이 영화가 웃음과 감동을 주는 것은 예절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자란 어린 아이들이 제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자체로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있다는 말이지요.
사실 집에서 귀하게만 자란 아이들이 처음 접해보는 전통예절을 이해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요즘 아이들의 자유분방한 말과 행동이 전통적인 예절학교의 규범과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이들과 훈장이 벌이는 기막힌 일들이 웃음을 주고 또한 無言의 교훈을 주는 것이지요. 부모를 떠난 아이들이 보름동안 예절교육을 통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은혜에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된다는 내용이 교훈적이라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더군요. 저 역시 눈매가 촉촉이 젖어들어 몰래 눈물을 감추기도 했습니다. 짜여 진 틀 없이 교육 과정을 그대로 담아서인지 전체적인 흐름이 매끄럽지는 않습니다. 눈 오는 날의 전경이나 철새들의 群舞를 빼곤 영상미도 평범하지요. 이처럼 비록 세련되고 작품성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측면에서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름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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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公敎育이 무너졌다는 말을 많이 하지요. 입시위주의 교육이 낳은 불행한 産物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은혜를 모르고 스승의 가르침을 거역하고 대들기까지 하지요. 효도의 孝자도 모르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 참으로 걱정이 됩니다.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도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가 걱정되는 대목이지요. 이런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았으면 합니다. 무언가 느끼는 감정이 있을 겁니다. 부모들도 이 영화를 보면 자식 사랑과 교육방법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를 보고 열을 얻는다는 말이 있지요. 이영화가 바로 그러 합니다. 부모에 대한 고마움이나 자식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새록새록 샘솟을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작품성을 논하며 혹평하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을 잘 못사는 사람입니다. 자기 자신을 돌아 볼 줄 모르고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을 모르는 그런 사람이라는 말이지요.
이 영화엔 회초리가 자주 등장합니다. 그 회초리로 아이들의 종아리를 때리기도 하지요. 수료장과 함께 회초리를 아이들에게 전해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체벌하는 것은 인권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아이들을 맨발로 눈 위에 세워두고 벌하는 것을 보고 분개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열 개를 두고 하나도 못 보는 사람이지요. 회초리로 아이들을 때리는 것이 인권유린이라고 해서 학생인권 조례를 만들어 체벌을 못하게 한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이런 지경이니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로 영상통화를 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던 과정에서 엎드려뻗쳐를 시킨 선생님을 ‘경고’ 처분을 하는 요지경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경고 처분을 받은 선생님의 마음은 억장이 무너지는듯했을 겁니다. 이러한 현실을 보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의 가슴도 시퍼렇게 멍들었을 것입니다.
학생 인권만 중요하고 선생님의 인권은 생각지 않는 처사는 말이 안 되는 일이지요. 김봉곤 훈장은 회초리(回初理)의 의미를 ‘처음 마음을 다시 회복하는 이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회초리 정신을 ‘훈장과 악동들’이란 영화를 통해 세상에 던지고 있는 것이지요. 공교육의 붕괴되고 부모들의 과잉보호로 버릇없이 자라는 아이들에게 참되고 올바른 人性을 심어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교육은 바로 우리 미래를 가늠하는 잣대입니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이지요. 김봉곤 훈장이 만든 훈장과 악동들은 우리에게 따끔한 충고의 회초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삶의 덕목이 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말이지요. 가족과 함께 "훈장과 악동들' 을 보는 것은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부모에 대한 은혜와 올바른 자식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