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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을 다녀와서*^*

홍승표 2012. 5. 29. 15:58

 

 

부처님 오신 날이 들어 있는 황금연휴에 순천엘 다녀왔습니다. 연수 동기인 순천부시장의 초청을 받은 것이지요. 이틀간의 순천 여행은 말 그대로 생태의 자연寶庫가 무엇인지를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순천만은 남해안의 중심에 있는 항아리 모양의 습지로 순천 땅 깊숙이 자리하고 있더군요. 이 습지는 28(850만평)의 광활한 땅이 갈대밭(5.6)과 갯벌(22.4),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순천만은 하천과 개울물이 바닷물과 만나는 江 河口가 아름다운 曲線으로 이어져 있더군요. 넓게 펼쳐진 갯벌과 갈대밭이 논과 밭과 함께 멀리 보이는 산자락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했습니다.

 

 

순천만은 자연해안선이 그대로 보존되고 산과 강과 농경지와 마을 풍경이 어우러진 곳으로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 곳이라고 합니다. 육지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 물의 흐름이 호수처럼 고요한데다 조개, 낙지, 고막, 게와 갯지렁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풍부한 종류의 생물과 식물이 살고 있는 곳으로도 손꼽힌다지요. 특히 흑두루미와 저어새, 검은 갈매기 등 세계적으로 희귀한 새들이 살고 있는 국제적인 생물서식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순천시도 이러한 자연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희귀한 새들이 감전으로 죽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습지주변에 있는 전봇대 282개를 뽑아 버렸다지요. 浦口에 있던 음식점과 환경오염시설을 모두 이전 시키고 사람과 갈대가 서로 어울릴 수 있게 갈대밭에 데크를 설치했다고 합니다.

 

 

자연생태공원 내에 있던 집들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자연생태 관과 천문대를 지었다지요. 시설물의 설치를 최소화하고 논을 가진 농가들에 보상을 해주고 무 농약 쌀을 생산해 흑두루미 쌀로 특화한다고 합니다. 또한 논의 일부는 벼를 베지 않고 새 들의 먹이로 놔둔다고 하더군요. 가히 철새들의 천국인 셈입니다. 배를 타고 순천만 일대를 돌아보았습니다. 밖에서 보는 습지와 바다에서 바라보는 습지의 모습을 사뭇 달라 보이더군요. 뱃전으로 부딪쳐 흩어지는 물살과 배를 따라오며 부서지는 물살,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무늬가 가히 환상적이었습니다.

 

 

갈대들이 바람결에 몸을 뉘였다 다시 일어서며 몸으로 부딪치는 소리도 장관이더군요. 용산 전망대엘 오르니 순천만이 한 눈에 들어 왔습니다. 갯벌 탐사선이 유유히 떠 있고 일부러 만들어 놓은 듯한 원형의 습지들은 한 폭의 그림 그 자체이더군요. 원형의 습지들은 마치 잔잔한 호수의 물결이 둥그렇게 흩어지다 멈춘 듯, 독특한 모습이었습니다. 갈대는 뿌리의 일부나 씨앗이 바닷물에 떠돌다가 갯벌위에 뿌리를 내려 자란다고 합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작은 동그라미 형태였다가 이것이 커져 큰 원형의 모습이 되고 이 원형의 갈대밭이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곳의 물 흐름이 일정하고 강 하구에 넓은 갯벌이 있어 드넓은 갈대밭이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소금기가 있는 갯벌에는 칠면초와 천일사초, 갯 개미 취, 해홍 나물 등 다양한 식물들이 살고 있다지요. 칠면초는 처음엔 연녹색에서 자주색까지 말 그대로 한 해 동안 일곱 번 색깔이 변한다고 합니다. 가을이 되면 자주색 칠면초 群落黃金빛 갈대의 물결이 햇살에 부서지는 물결과 옅은 검은빛 갯벌을 만나는 풍경은 신비로운 느낌마저 전해준다지요. 겨울이 오면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흑두루미가 날아든다고 합니다. 흰머리와 목을 제외하곤 모두 검은 빛을 띠고 있는 흑두루미는 세계적인 희귀 새로 생존 개체수가 만 마리가 안 된다고 하지요. 두루미 중 가장 신비로운 새로 순천만에서 30처음 발견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순천만 보존 노력으로 199679마리가 관찰되었고 2525마리, 올해 670마리가 발견되었다지요. 이런 추세라면 내년엔 천 마리 정도가 날아 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두루미는 사람들과 친한 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수와 행운, 고귀함과 금실 좋은 부부의 상징이기도 하지요. 두루미는 30년 이상을 살고 한번 맺은 짝을 바꾸지 않는 다고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순천만을 찾는 두루미가 늘고 있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요. 순천만이 람사르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선정된 것을 보면 순천시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는 셈입니다.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은 이미 3백만을 넘어섰다지요. 지난해부터는 입장료를 받는데 40억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고 합니다. 이제 순천시의 고민은 순천만을 어떻게 자연 그대로 보존하느냐하는 문제라지요. 많은 관광객이 순천만을 찾아들면서 자칫 순천만의 훼손은 물론 영구보존 자체가 위협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국제 정원 박람회라지요. 내년 4월 열리는 이 박람회를 통해 도심을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생태공원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야심찬 구상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세계적인 자연생태 寶庫인 순천만으로 都心이 팽창하는 것을 막아주는 緩衝지대로서의 역할을 담당토록 한다는 것입니다. 순천만에 있는 생태전시관도 이곳으로 이전할 것이라지요. 순천은 負債가 일원도 없는 도시라고 합니다. 아마 전국에서 부채가 없는 유일무이한 도시일겁니다. 국제정원 박람회도 5년간 2천억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지만 큰 걱정 없다지요. 순천은 시청 건물도 자연 친화적입니다. 담장도 없고 휴게 공간이 즐비하고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주는 무인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생태수도를 표방하는 순천은 참으로 저력 있는 도시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서울의 1.5배에 달하는 넉넉한 땅, 다소 한산해 보이지만 어느 곳보다도 생명력이 넘치는 자연 생태계의 보물 창고, 순천만 갈대숲을 거닐 때 어느새 머리가 맑아지고 찌들었던 삶의 더께가 말끔히 씻겨 내리는 듯 했었지요. 용산 전망대에서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과 원형의 갈대숲과 검붉은 갯벌, 강기슭을 날아드는 새들의 나래 짓을 보며 천상에 오른 듯한 착각에 빠져들기도 했지요. 마음속 깊이 순천만을 영구적으로 보존하려는 모든 분들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순천만의 자연생태계가 영원히 보존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순천만의 풍경은 가을, 겨울이 더욱 절경이라는 말을 새기며 순천을 떠나오는 車窓밖으로 순천만의 환상적인 풍경이 꿈결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