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숲길에서
저 숲의 적막 속에서 한 生의 불씨를 당겨
純銀의 매듭을 풀고 알몸으로 깨어나
이제 막 피를 吐하며 둥지 트는 이 새벽
외곬 달아나다 못다 챙긴 깃털들이
觸手의 귀 곧추 잡고 비늘 터는 어둠 저 끝
오늘도 한 기둥 나무로 서서 다시 묻는 내 안부여
빛으로 서는 餘白 둘레둘레 잎 모우고
부챗살 이우는 가지 무지갯빛 새살이 돋아
그 맥박 거친 숨소리 결 고르는 쪽빛 하늘
먼 이야기 허물 벗고 다시 서는 오늘 앞에
이제 막 깨어난 눈빛 새筍 돋는 풀꽃 바다
숲은 숲, 바다는 바다 금촉 은촉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