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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하늘을 보며*^*

홍승표 2013. 9. 17. 10:09

고향 하늘을 보며

 

어쩌다 떠나온 길을 이제 다시 돌아본다.

노루목 호랑 바위 골 헐떡이며 넘던 고개

나 이제 고향을 찾아 산자락을 넘는다.

 

굴우물 가래실 불타오르는 진달래

올챙이 쫓는 아이 넘어지고 자빠지고

초록이 아우성치며 온 누리를 물들였지

삼복중 시냇가엔 벌거숭이들 뛰어 놀고

콩서리 참외서리 흥겨웠던 고기잡이

밤이면 원두막에 올라 별을 헤다 잠들었지

가을걷이 끝자락엔 춤사위 신명나고

휘영청 달 밝은 밤 눈 맞은 처녀 총각

남몰래 속삭일 때면 숨죽이던 귀뚜리

사랑방 화롯불엔 밤, 고구마 익어갔지

삼박 골 눈 쌓이면 아이들 뛰쳐나와

썰매를 지치러 갔지 토끼몰일 나섰지

명절이면 시장터엔 씨름판이 벌어졌지

윷놀이 그네타기 드높았던 풍악소리

모두들 한바탕 어우러져 동네잔칠 벌였지

 

나 이제 고향을 본다. 내 그림잘 돌아본다.

술래 잡던 곤지바위 이제 다시 찾아본다.

끝내는 소주 한잔 속 고향하늘이 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