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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만드는 풍경*^*

홍승표 2017. 6. 5. 10:51

문재인 대통령의 '낡은 구두'가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5,18 기념식 당시 문 대통령이 신은 구두는 밑바닥이 다 찢기고 닳아있었지요. 대통령이 신었던 AGIO라는 상표의 구두는 유명 브랜드가 아닌 청각장애인들이 만든 手製靴제조업체의 상표였습니다. 이 구두를 만든 구두 만드는 풍경은 파주에서 20101월 청각장애인의 자립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시작한 사회적 기업이었지요.

이 회사를 설립한 유석영 장애인종합복지관장도 시각 장애인입니다. 파주에서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분이지요. 그 스스로 시각장애인이면서 장애인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적 자립이라는 생각에 이 회사를 만들었지요. 어려운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구두 만드는 기술을 가르칠 匠人을 모시기 위해 수 십 번을 만나고 사정해 어렵사리 모셨다지요.

 


 

 

문제는 역시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는 겁니다. 기술을 가르치는 匠人과의 소통은 물론 직원들 간에도 소통이 원활하질 않았다는 것이지요. 공장에는 말이 안 통하면 눈치로 통하자는 팻말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아무 불편 없이 의사소통이 이뤄졌지요. 국내 유명 제화 업체에 납품하는 피혁 회사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보라며 가죽을 납품해줘 큰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구두 만드는 기술을 가르친 사람은 40년을 국내 유명 제화 공장에서 일했지요. 이들 장애인을 진정한 匠人으로 만들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듣지 못하지만 손끝에서 나오는 촉감으로 신발을 짓는 정성어린 기술과 열의가 대단해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지요. 모두가 품질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40년 장인의 숙련된 기술과 청각장애인의 뛰어난 손재주가 어우러진 제품이니 당연한 일이지요.

 

문 대통령이 신었던 ‘AGIO’는 최고의 소재, 최고의 기술, 최고의 정성으로 탄생하는 명품 수제화의 이름입니다. 이태리어로 '편안한', '안락한' 이라는 뜻이지요.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모든 사람들의 발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으로 만든 구두입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AGIO'를 신는 날까지 구두를 만들 거라고 했지요.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바라던 꿈과 희망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4년 전 8구두 만드는 풍경“4년간 고객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고 ‘AGIO’ 고객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믿음과 신뢰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노력했지만 국내 경기침체로 인해 운영 법인에서 사업포기 결정을 내려 눈물을 머금고 문을 닫게 되었다며 폐업을 알렸지요 어려운 역경을 딛고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든 구두 만드는 풍경은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문대통령으로 인해 ‘AGIO’라는 구두가 세상에 다시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세상에는 障碍의 굴레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지요. 신체가 불편하거나 말을 못하거나 보거나 듣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겁니다.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일이 가장 견디기 힘들 거라는 생각도 들지요. 그런데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고 구두 만드는 풍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행복했을 겁니다.

 

어려운 역경을 딛고 최고 수준의 명품을 만들어낸 구두 만드는 풍경가족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신체적 장애 때문에 경제적 자립이 어렵다는 것은 편견이며 고정관념이지요. 手製靴의 프로를 꿈꾸었던 이들은 모든 장애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구두 만드는 풍경이 다시 되살아나고 ‘AGIO’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각광받는 그날이 오기를 소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