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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보다 실력입니다.^^

홍승표 2021. 2. 16. 11:50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성악가 폴 포츠(Paul Potts)가 있습니다. 처음 경연에 출연한 그를 보고 심사위원과 관객 모두 어이없어 했지요. 휴대전화 외판원으로 소개한 그는 평범함에도 못 미치는 외모, 어눌한 말투까지 도무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가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부르는 순간 놀라기 시작했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막힘없이 치고 올라가는 고음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발군의 노래 솜씨를 보였기 때문이지요. 노래가 끝났을 때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일약 스타 반열에 오르는 순간이었지요.

같은 경연 프로그램에 나왔던 수잔 보일(Susan Boyle)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마흔일곱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턱이 두 개나 되는 뚱보 아줌마였지요. 수잔 보일이 출연했을 때도 심사위원들은 저 뚱보 아줌마가 뭘 할 수 있을까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잔 보일도 뛰어난 노래 실력을 선보여 여자 폴 포츠라는 별명을 얻으며 한 순간에 스타덤에 올랐지요. 시골 아줌마에서 스타 반열에 오른 수잔 보일의 일생은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합니다. 폴 포츠와 수잔 보일의 공통점은 자신의 외모를 비관하지 않고 치열한 삶을 살아 스스로의 인생을 바꿔놓은 것이지요.

우리나라엔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35%가 넘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보인 미스터 트롯에서 왕관을 차지한 임영웅이 있습니다. 5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미장원을 하는 홀어머니 아래서 자란 그는 얼굴에 큰 상처가 있지요. 넘어져 다쳤을 때 수술비가 없어 꿰매기만 해 생겨난 흉터입니다. 그 가난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노래를 불러온 그 삶의 여정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지요. 꿈과 희망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담겨 있다는 걸 일깨워 주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갈고닦은 실력은 출중했지요. 일곱 명의 결승 진출자에게 보낸 국민투표 중 25%가 넘는 득표가 이를 방증해 줍니다.

경기도청 공보관실에서 일할 때는 머리 스타일이 괜찮았습니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요. 우리나라 여성은 4명 중 한 명 꼴로 성형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어느 남자 가수가 얼굴에만 억대의 돈을 들였다고 고백해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취업을 위해 성형수술을 하는 젊은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외모가 경쟁력이고 성형을 자기관리 차원의 투자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조건이면 외모가 단정한 사람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에게도 가발을 쓰거나 머리를 심으라고 권하는 분들이 있지요. 머리 벗겨진 게 부끄러운 일은 아닙니다. 머리털이 많고 적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이 들어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지요.

외모를 가꾸는 것을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폴 포츠의 모습도 많이 변했지요. 치아를 교정하고 아랫배도 들어갔습니다. 지금 외모가 훨씬 보기 좋은 것은 그의 노력 때문이지요. 수잔 보일도 지금 열심히 다이어트 중일 지도 모릅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이 신임 인사 온 총리에게 “허 각을 아시느냐”며 “허 각을 알면 공정사회의 답이 보일 것”이라고 해 화제가 된 일이 있습니다. 평범한 외모지만 발군의 실력으로 스타 발굴 프로에서 정상에 오른 것을 높이 평가한 것이지요. 뒷배 없이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사람들은 외모보다 내면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말하지요. 외모만 출중한 사람보다 외모는 떨어져도 실력 있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외모가 수려하면 더없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사람의 마음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수더분한 외모보다는 상큼해 보이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요. 외모지상주의가 바람직한 현상은 결코 아닙니다. 그렇다고 외모를 가꾸는 일을 게을리해서도 안 되지요. 시류(時流)에 따라 스스로 변해야 하는 것도 자기관리이자 인생살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