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이 화제입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 중인 모든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 이정재 등 4명은 6일 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화상인터뷰에도 출연했지요.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가치를 약 1조원(8억9천110만달러)로 추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청한 사람은 작품 공개 23일 만에 1억 3천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253억원(2천140만 달러로 약 1조원의 가치를 창출해 투자액 대비 41.7배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이 천문학적 수익은 온전히 설계자인 넷플릭스의 몫이지요. 연출자인 우리나라 감독이나 배우들이 러닝 캐런티가 아닌 약정 캐런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설계자이자 승자인 넷플리스가 독식하게 되는 구조인 것이지요.
‘오징어 게임' 원로배우 오영수는 유재석이 진행하는 한 예능프로에 출연해 진한 울림을 주는 인터뷰로 위로와 진심을 전했습니다. 그는 “우리 사회가 1등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흘러갈 때가 있다. 그러나 진정한 승자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며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했지요.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 사회의 벼랑 끝에 몰린 456명이 데스 매치를 벌여 최후 1인이 456억의 상금을 독식하는 서바이벌 게임입니다. 1등만이 대접받는 사회현상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설계자이자 승자인 넷플릭스가 수익을 독식하는 것도 마찬가지지요. 오징어 게임은 참가자들에게 ‘공정한 게임‘을 약속하지만 그 희망은 무참히 깨지게 됩니다. 첫 번째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탈락한 사람의 벌칙은 목숨이었고, 절반 이상이 첫 게임에서 무참하게 살해당하지요. 돈이 거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누군가 설계한 ’공정의 법칙‘이 과연 공정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화두이기 때문이지요. 456억을 차지할 한 사람을 위해 455명이 죽어야 하는 게임의 법칙이 공정한가? 현실이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탈락의 대가가 목숨이라는 사실을 첫 게임 이후 공개한 것은 공정한가? 게임 설계가 불공정하니 공정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는 일이지요.
빚을 지고 처절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456억은 신기루일 것입니다. 모두들 가슴 저린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니 한 번쯤 목숨을 걸어볼 만하다는 생각을 했을 테지요. 세상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불행한 사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그게 ‘공정한 게임’인지는 생각해볼 일이지요.
456억을 차지하려는 참가자들은 이미 이성을 잃어버리고 서로를 속기고 죽이는 일을 서슴지 않으니 지옥이나 다름없는 난장판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오징어 게임을 본 각 나라의 청소년들이 이를 흉내 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지요. 여성 혐오 논란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성을 학대하거나 폭력에 노출시키는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하기 때문이지요.
‘오징어 게임’처럼 1등만 알아주고 승자가 독식하는 세상입니다. 대선정국도 그러하지요. 대통령이 되면 모든 권력을 독식하니 죽기 살기로 선거를 치루는 것입니다. 권력을 독식하면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지요. 장·차관 같은 고관대작은 물론 정부산하 공기업이나 사회단체의 임원을 모두 독식하는 것도 그 한가지입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16년 동안 권력을 나눴습니다. 이른바 연정(聯政)을 실천한 것이지요. 우리에겐 꿈같은 일입니다. 권력은 물론 방송 경연 프로에서조차 모든 상금을 1등이 독식하기 때문이지요. 1등과 2등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데 그와는 별도로 모든 건 1등이 누리는 세상입니다. 승자만의 독식, 약일까, 독일까? 승자만이 웃는 세상에 ‘오징어 게임’ 배우 오영수의 한마디가 묵직한 울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진정한 승자는 하고 싶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승자고 그렇게 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