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장 밑에서도 늘 물은 흐른다
홍승표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어릴 때부터 농사일을 돕고 소를 키우면서 학비를 보탰다. 운 좋게도 뒤늦게 고등학교엘 갈 수 있었다. 1970년대만 해도 공무원은 그다지 좋은 직업이 아니었다. 은행이나 일반기업 등에 취업을 시도하다가 안 되면 공무원 시험을 쳤다. 고3 여름방학 때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광주(廣州)에서 일하다 30년을 경기도청에서 일했다. 공무원이 된 것은 행운이었다. 고위직에 오르면서 '흙 수저'에 묻은 흙을 그나마 조금 털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수필집에는 공직자로 살아오면서 겪은 숱한 일화와 오랫동안 비서실에서 7명의 도지사를 모셨던 경험과 애환, 그리고 4회 연속 ‘경기도청 베스트 간부공무원’으로 선정돼 공직사회의 맏형으로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었던 주옥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평생 공직자로 살아오면서 겪은 일을 꾸밈없이 담백하게 담은 것은 물론 그간 생각의 깊이와 넓이가 더해진 농익은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의 따뜻한 글은 고단한 우리 삶에 작은 위로가 되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