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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도 젊은 피 수혈해야!

홍승표 2021. 12. 21. 10:31

미국을 다녀온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무겁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 60대인 최고 경영진 3명이 모두 퇴진했지요. "두렵다"는 심경을 밝힌 최태원 SK 회장은 40CEO들을 전면 배치했습니다. 두산그룹 총수가 쿨(Cool)하게 물러났지요. 재계의 변혁(變革)을 알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인 셈입니다.

 

삼성전자의 임원 인사도 30~40대 약진이 두드러졌지요. 304명이 상무로, 408명이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잠재력을 갖춘 인물을 과감하게 발탁한 것이지요. 삼성은 지난달 직원들의 직급별 체류 기간을 전면 폐지해 30대 임원, 40대 최고경영자(CEO)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얼마 전, 구광모(43) 회장이 이끄는 LG 그룹이 정기인사를 단행했는데 놀라운 것은 신규 임원 중 40대가 60%를 넘어섰지요. 그룹 전체 임원 중 1970년대 생 비율도 52%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현대차 그룹도 윤여철 부회장과 사장단 등 200명이 넘는 임원이 떠나고 젊은 새 임원이 대거 기용되었지요. 이러한 변화를 지켜보는 재계가 '젊은 총수이기에 예측은 됐으나 파격에 가깝다'는 깜짝 반응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SK그룹도 1975년생 노종원 부사장을 주력사인 SK하이닉스 사장에 임명했지요. 지난해엔 1974년생 추형욱 SK E&S 사장이, 지난달엔 1970년생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을 승진 발탁했습니다. 지난달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임원 인사에선 상무로 승진한 3명 모두가 1970년대 생이었지요. 코오롱그룹도 지난 10월 신임 상무보 21명 중 40대가 85%에 달하는 18명이었습니다.

 

이처럼 올해 연말 주요 대기업 정기인사의 특징은 세대교체 바람이지요. 40CEO가 대세이고, 30대들이 임원 자리를 꿰차게 된 것입니다. '연공서열이 아닌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중용하자'는 게 메인스트림(Mainstream)이지요. 3세대, 4세대 경영시대가 열리면서 총수들 나이가 낮아진 것도 세대교체를 당기는 촉매제가 됐다는 후문입니다.

 

이제 정치계도 젊은 피를 수혈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3선까지만 출마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이지요. 지역구를 대물림하는 일도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우리 정치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고 노회한 정치인이 많은 걸보면 바뀌긴 바뀌어야하는 게 순리라는 생각이지요.

 

이러한 의미에서 30대 이준석 국민의 힘 당대표의 탄생이 주는 메시지는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이유이지요. 그런데 대선정국이 본격화되면서 여야진영 모두 노()정객이나 정치계를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등장한 것은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말로는 20~30세대의 표심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그런 노력이 부족해보이니 안타까운 일이지요.

 

올해 우리나라 수출액이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만 잘하면 정말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이지요. 선거철만 되면 청년층이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일이 되풀이 되면 안 됩니다. 경제계에 부는 젊은 바람이 정치권에도 몰아치면 좋겠지요. 경제나 정치나 젊음의 활기가 넘쳐나야 더 큰 성취를 이루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