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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과 관광대국의 꿈^*^

홍승표 2022. 2. 10. 12:02

문재인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 때, 영부인이 피라미드를 비공개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청와대는 "관광 산업을 촉진하고 문화유산을 해외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집트 문화부 장관과 함께 피라미드에 방문했다"라고 설명하고 나섰지요. 그러자 일정을 비공개한 것이 말이 안 된다. 비밀리에 간 일정이 어떻게 관광을 촉진하고 문화유산을 알린단 말이냐는 비판이 뒤따랐습니다. 관광 촉진을 위해 이집트 측이 방문을 요청했다면, 비공개한 것은 방문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이집트의 비공개요청 취지마저 무색하게 한 외교 결례라는 것이지요.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피라미드 방문이 국민께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는 점을 스스로 알고 이를 숨겼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피라미드는 이집트 상징이자 가장 자랑스러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당연히 문대통령 일행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방한 때 안동하회마을을 방문했던 사실을 회상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지요. 그렇지만 코로나19로 발이 묶여 해외여행을 못가는 상황이고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시점이라서 비공개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다만 코로나 시국에 힘겨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국민정서상 피라미드 유적지를 방문한 것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지요. 어쨌거나 세계적인 문화 유산인 피라미드의 기억을 소환하게 되었으니 이집트의 목적은 달성한 셈입니다.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불리는 관광 산업에 대한 각국의 경쟁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해외관광객들의 패턴은 서울과 경기도를 돌아보고 제주로 날아가 관광을 하지요. 혹은 제주도를 돌아보고 서울로 날아와 서울경기관광을 즐기기도 합니다. 가끔 서울이나 제주도 관광을 하고 부산이나 경주관광을 즐기는 게 일반적이지요. 개별관광객들은 전주 한옥마을이나 하회마을, DMZ등 특화된 곳을 찾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정부는 제주 중문,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조성한 이후 거의 손을 놓고 방치해온 게 사실이지요. 그 이후엔 거의 민간자본에 의해 관광시설이 들어서고 민간주도로 관광산업이 발전되어왔습니다. 저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시절 관광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도종환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충청권과 호남권에 대규모 관광단지를 만들어야한다고 건의했습니다.

그래야 서울경기와 제주부산경주로 대별되는 관광벨트가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지요. 그 길이 관광대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장관을 보며 큰 기대를 했지만 그 후,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았지요. 청와대에 있던 관광비서관자리마저 없어져 버려 관광인 들은 절망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관광산업은 초토화되고 말았지요. 그러나 비록 코로나19로 잠잠하지만 BTS와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게임 등으로 전보다 훨씬 더 큰 한류열풍이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코로나 정국이 종식된 후에 허겁지겁하지 말고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만 합니다. 말로만 관광대국을 외칠 게 아니라 관광산업의 미래를 뒷받침하는 게 중요하지요.

지난 8일 국회에서 코로나시대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의 미래라는 주제의 포럼이 열렸습니다. 주한외국관광청협의회와 안전여행, 미래관광, 관광산업부활노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도 맺었지요. 이날 포럼에서는 해외 사례와 함께 트레블 버블 재개’, ‘PCR검사를 통한 격리면제등 다양한 대안과 의견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제는 일본이나 중국처럼 관광전담기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관광전담기구가 없고 공무원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관광업계의 전문성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요. 충청, 호남권에 대단위 관광단지도 필요합니다. 대선정국이지만 관광의 미래비전이 보이지 않습니다. 관광전담기구와 전문지식으로 관광정책과 콘텐츠를 개발해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꿈꾸는 관광대국의 문이 활짝 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