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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사진 찍은 축구전설 박종환 감독 ^^

홍승표 2022. 2. 16. 10:29

2002년 월드컵에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던 붉은 악마의 시초가 된 축구전설 박종환 전 감독이 어려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며칠 전 한 방송의 예능프로인 스타다큐-마이웨이에 박종환 전 감독이 출연해 그의 근황을 전했는데 충격적이었지요. 이날 방송에선 붉은 악마를 탄생시킨 축구4강 신화인 축구영웅으로 불린 박종환 감독이 그려졌습니다. 누구보다 화려했던 그였지만 아흔 나이를 앞둔 그는 사기당한 것이 많다며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아왔다고 해 안타까운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기거할 집 한 칸이 없어 지인 집에서 지낸다고 했습니다.

그는 담담한 어조로 친한 지인 7~8명에게 가진 돈을 몽땅 빌려줬는데 한 푼도 못 받고 얼굴도 못 보는 신세라며 독촉하지 않았다, 알아서 언제든 가져오길 믿고 기다리지만 비참하고 한이 된다.”며 신세한탄을 했지요. 그는 아내는 세상을 떠나고, 큰 딸 하나있고, 아들은 미국에 떠나, 객지에 돌아다니니 딸의 집에 있기도 힘들더라!”며 전국을 돌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노령 연급에 아들 용돈까지 60만원으로 한 달을 생활한다는 그는 제자들의 후원금을 처음부터 안 받았고 받은 적이 없는데 그걸 내가 왜 안 받았을까 후회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나이가 많으니 친구는 별로 없는데 제자들이 많다. 내가 먼저 제자들에게 전화하기 힘들다.”의리와 정 때문에 사는데 그게 무너질 때, 상상할 수 없이 힘들다. 배신감과 섭섭한 게 심해서 어지럼증까지 오게 된다. 마음의 상처가 크다.”며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고 밝혔지요. “그래도 남은 인생 깨끗하게 살아온 삶 그대로 유지하다 훅 떠나면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씁쓸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후원회 모임 멤버들을 만났으나 잘 기억해내지 못했다. 40년이 넘은 모임 팬들은 감독 팬클럽 원조, ‘붉은 악마의 시초다며 했지만 묵묵히 듣기만 했지요.

축구가 인생 그 자체였던 그는 한국 축구역사에 큰 획을 그은 영원한 축구영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늘날 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신태용과 김학범, 박항서 감독 등도 그가 사랑하는 제자였다지요. 그는 아내가 있는 납골당을 찾아가 뒤따라가서 만나야지라며 짙은 그리움을 내비췄습니다. 그는 허무하다, 한 달에 한 번씩 오고 싶어도 이곳에 오면 병이나, 애착이 가기 때문이라며 이제 1년에 한 번씩 올게, 잘 있어요.”라며 아내 사진에 눈을 떼지 못했지요. 그리곤 끝내 눈물을 보여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초라해진 그의 뒷모습에 연민의 정이 느껴졌지요.

 

그의 모교인 춘천고교에 방문한 그는 손흥민 아버지의 손웅정이 애제자였다면서 손흥민은 초등학교 때 가르쳤고 아버지는 창단멤버 때 가르쳤다부자가 근성이 똑같다, 노력하는 편이라고 했습니다. 두 살 아래지만 학교동창인 코미디언 고 이주일과의 인연도 소개해 눈길을 끌었지요. “난 다시 태어나도 축구인, 공을 똑바로 차면 공이 똑바로 간다. 거짓말이 없어, 인생을 그렇게 살아야한다는 말은 감동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시대의 영웅으로 국민들을 감동시켰던 그가 떠돌이 신세가 되고 남의 집에 얹혀살게 된 그의 말년이 애처롭고 안타깝게만 느껴졌지요.

우리나라 축구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큰 발자취를 남기며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인 그가 한복을 입고 영정사진을 찍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고 먹먹하기만 합니다. 지금이라도 그에게 돈을 빌려간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갚아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저만의 생각일까요? 또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성을 모아 그가 기거할 단칸방이라도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세상이 내 마음대로 살아지는 건 아니지만 사람을 좋고 인정이 많아 돈을 빌려준 대가치곤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지요. 앞으로 그의 남은 생이 건강하고 평안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