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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알아주지 않으면 물러나야^^

홍승표 2022. 3. 22. 14:20

빙글 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인데 사람 없어 비워둔 의자는 없더라!” 옛 가수 김용만이 불러 유행했던 회전의자라는 노래입니다. 사회에서 내 의자를 갖는다는 건 직업을 가진다는 의미였지요. 그리고 그 당시 회전의자의 주인이 된다는 건 출세했다는 말과 직결되는 의미였습니다. 말이 출세라지만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그만큼 힘들고 자리보전이 어려운 법이지요. 죽을 힘(死力)을 다해도 기대만큼 실적을 올리지 못하면 그 자리를 내놓아야한다는 말입니다. 높은 자리는 사람의 지위를 말해주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무겁지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되고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입니다.

 

세상이 알아주면 나아가 능력을 발휘하고,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조용히 물러나라’(用則行 舍則藏)’이라는 가르침이 있지요. 공자는 자기가 머물 자리에만 연연하는 사람을 비부(鄙夫)’라고 했습니다. 비열하고 졸렬한 사람을 뜻하는 비부는 두 가지 특성을 지닌다고 했지요. 첫째가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자리에 오를 것만 생각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자기가 원하는 자리에 올랐을 땐 어떻게 해서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일까지 거리낌 없이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지요. 스무 차례가 넘는 집값 안정대책을 내놨지만 아무성과 없이 3년 넘게 자리를 연명한 국토부장관이 있었습니다.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때,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겨났지요. 코로나에 확진된 유권자들의 사전투표 과정에서 나타난 수준 이하의 부실관리는 사실이 아닐 거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국민들은 분노했지요. 여당조차도 크게 질책하고 나섰습니다. ·도 선관위 상임위원 15명도 사퇴를 건의하고 나섰지요. 노 위원장 권위는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지난 2013세계선거기관협의회를 창설해 인천 송도에 국제기구를 유치, 선거관리에 대표적인 국가로 부상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한국의 위상이 부끄럽다. 6월 지방선거를 관리할 수 있을지 의구심마저 듭니다. 이렇게 선관위 위상을 추락시키고도 자리에 연연하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지요.

 

그런데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김세환 사무총장의 사표는 수리되었습니다. 선거관리 주무국장, 과장은 전보 조치되었지요. 국민의 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김 사무총장만 사퇴시키는 것은 꼼수이자 꼬리 자르기다. 노 위원장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했지요. 말은 못하지만 정부여당 측에서도 못마땅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노 위원장은 지방선거를 더 이상 흔들림 없이 준비하고 더 잘하겠다.”는 말로 사퇴논란에 선을 그었지요. 세간에는 내부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데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겠느냐는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선관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지요. 노위원장은 선관위위상과 자존심회복을 위해 사퇴해야 합니다.

 

연정(聯政)을 시도한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의회와 협의해 연정예산을 의회 몫으로 배정했지요. 도의원들은 이를 산하공공기관에 예산을 편성해 활용했습니다. 사업공고를 통해 공모와 심사를 거쳐 시행자를 선정해 추진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지요. 그런데 일부 공공기관 중에서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추진한 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감사를 받게 되자 최계동 문화 관광국장이 스스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나섰고 의왕부시장으로 좌천되어 갔지요. 그 용기와 결단에 많은 도청직원과 산하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존경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으면 조용히 물러나라는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지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잘 사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