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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대국 외치지만 관광청이 없는 나라^^

홍승표 2022. 6. 15. 17:35

코로나19 발생 이후, 괴멸(壞滅)되다시피 했던 관광업계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 격리가 완전히 면제되었기 때문이지요. 인적이 끊겼던 면세점에도 해외 단체관광객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300명이 넘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단체관광객이 한 유명 면세점을 방문해 쇼핑을 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많은 해외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린 건, 코로나 발생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해외 단체관광객을 시작으로 개별관광객도 늘어날 것이 예상되고 있어 개점휴업 상태였던 면세업계나 쇼핑센터 등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요.

 

관광업계는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가 전부 해제되면서 국내외 여행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행사들도 본격적으로 한국관광 상품을 개발·홍보하고 현지 출장을 통해 관광객모집을 시작하고 있지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해외여행을 나서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예약률이 무려 200%를 넘은 여행사들도 나오고 있어서 하반기에는 여행업계나 면세업계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요. 코로나19이후, 2년여 만에 면세점을 방문한 해외 단체 관광객들로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관광업계의 바람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이지요.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미래가 불투명한 실정입니다. 관광대국을 천명하고 있지만 관광정책은 늘 후순위로 처지, 관광인프라 사업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지요. 실제로 우리관광인프라는 제주 중문단지와 경주 보문관광단지 조성 이후, 사실상 손을 놓았다고 봐야 합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짧은 임기 중에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장기적인 관광정책은 추진하지 못했지요. 관광정책보다 한류에 편승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관광청을 만들어 일관성 있게 관광정책을 추진하는 일본, 중국이 부러운 이유지요.

 

관광청 신설이 제기된 건 어제 오늘일이 아닙니다. 2016 한국방문의 해를 앞두고 박삼구 한국방문위원회 위원장이 차관급을 수장으로 하는 관광청 설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지요. 그는 관광청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한국관광공사는 정부기관이 아니다.”면서 관광산업 발전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은 이를 심도 있게 검토해 달라고도 했지요. 또한 ··일 공동 관광청 설립도 제안했습니다. 당시,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일했던 저도 공식회의나 언론기고를 통해 관광청설치를 주장했지요. 그러나 이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졌습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일본보다 100만명 이상 많았었지요. 그런데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후, 일본 관광 시장이 급성장했고 2030년엔 6,000만명의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요. 이 목표달성이 그리 어려워 보이진 않습니다. 일본정부가 지난 2008년 관광대국의 기치아래 관광청을 신설한 것이 주효했지요. 이처럼 관광청이 일본의 관광정책 전반에 관한 정책을 일관성 있게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시절 제주유세에서 제주는 4차 산업혁명의 최적지로 국가차원에서 지원하고, 관광청을 설치해 자연과 문화, 인류학을 공부할 수 있는 수준 있는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겠다.”고 했지요. 관광청을 신설해야 전문적이고 일관성 있는 관광정책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통합적이고 과감한 관광 규제개혁을 이뤄내야 관광대국의 실현이 가능하지요. 관광 대국의 길은 멀리 보고 준비해야 열립니다. 미래성장 동력이자 고부가가치산업인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광청이 필요하지요. 관광청 없이 관광대국을 말하는 건,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