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의 로망이자 골프장의 황금기인 5월 주말, 이곳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고 시민들이 콘서트를 즐기는 일은 아주 특별한 일입니다. 특히 자선바자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은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의 좋은 본보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2010년 파주시 부시장으로 일할 때, 서원 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그린콘서트 개막식 축하 말씀의 일부분입니다. 그 당시 류화선 시장이 지방선거에 출마해 휴가 중이었기 때문에 제가 참석한 것이지요.
신록이 검푸른 빛을 더해가는 5월의 끝자락에 걸린 주말을 골프장에서 보냈습니다. 서원 밸리 골프장에서 자선바자회를 겸한 그린콘서트가 열렸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은 잔디밭에서 뛰고 뒹굴며 그림도 그리고 오행시를 짓습니다. 배드민턴이나 야구를 하거나 줄넘기도 하고 마음껏 페어웨이를 달리기도 하지요. 어른들은 벙커를 모래판 삼아 씨름을 하거나 골프연습장에서 골프채를 휘둘렀습니다.
자선바자회에서는 회원들이 기증한 물품들을 싼값으로 구입할 수도 있지요. 회원들이 기증한 애장품들을 팔아 얻은 수익금 전액은 모두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입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먹을거리도 즐비하지요. 물론 값도 비싸지 않습니다. 공연 도중에는 추첨을 통해 수많은 경품도 주어집니다.
사실 잔디 관리가 생명인 골프장에서 큰 부담을 무릅쓰고 페어웨이를 주차장으로 개방한 것은 큰 모험이지요. 골프장 잔디밭에선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공연 내내 박수와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습니다. 세상근심걱정은 떨쳐 버린 듯 했지요.
싱그러운 신록의 계절에 열린 서원 밸리 그린콘서트는 수많은 사람들의 박수갈채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 신록의 싱그러움이나 그윽한 풀꽃향기마저 그린콘서트의 열기와 진한 가슴으로 전해오는 진한 감동에 묻혀버린 그런 밤이었지요. 서원 밸리 그린콘서트의 여운은 지금도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2000년 서원 밸리 개장을 앞둔 주말 어느 날이었습니다. 골프장에 갔더니 직원 자녀들이 잔디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지요. 아이들에게 잔디와 벙커가 훌륭한 놀이터가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하루만이라도 아이들이 잔디에서 마음껏 놀 수 있게 하고 저녁엔 콘서트를 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원 밸리 골프장 최등규 회장이 밝힌 소감이지요. 이웃돕기 자선바자회와 무료콘서트는 물론 골프장을 결혼식장으로도 제공합니다. 2014년 ‘골프 여제 박인비’가 이곳에서 결혼해 유명세를 탔지요. 예전에는 골프장 건설을 둘러싸고 인근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있었지요.
파주시가 양측을 오가며 중재에 나서야만 했습니다. 통상 골프장 조성이 끝나면 대부분의 사업자는 지역이나 주민들을 나 몰라라 하지요. 서원 밸리는 달랐습니다. 15년간 사랑의 자선기금 4억5천만 원을 파주보육원과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운동본부 등에 전달했지요. 나름의 지역사회 주민들과의 상생발전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골프장 하루 매출과 행사비용, 잔디 복구비용 등 5억 이상의 영업 손실은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기부이지요. 이런 행사를 매년 계속하고 있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로라하는 일부 스타연예인이 노 캐런티로 재능기부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가진 게 많다고 모두 남보다 많이 나누고 베푸는 건 아닙니다.
나름의 삶의 철학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요. 기업 활동을 통해 나오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서원 밸리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런 축제가 세상 곳곳에서 펼쳐지면 좋겠다는 생각이지요. 그게 살맛 나는 세상입니다.
출처 : 아이(i)파주민보(http://www.pajumin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