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 행사다.’ ‘시선 끌기 용 이벤트 행사다.’ ‘저 출생 정책 번지 수가 틀렸다.’ ‘예산만 낭비하는 일이다.’ ‘성남시가 무슨 결혼 정보 회사냐?’
성남시가 미혼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일부 시민 단체와 시민들이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시에서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인 것이지요.과연 그럴까요? 그게 단순히 시선 끌기 용이고 보여주기 식 행정 행위일까요?
행정의 영역은 끝이 없습니다. 무한 영역이고 무한 봉사의 길이지요. 단순히 비판할 대상이 아니라 불요불급하지 않고 낭비적인 일회성 행정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행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출산 극복을 위해 280조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없었지요. 그렇다고 손 놓고 지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성남시의 미혼 남녀 만남의 행사가 돋보이는 이유지요
.“시청 여직원 중에 미혼 여성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LG 미혼 남성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주면 어떨까요?”
파주 부시장으로 일할 때, LG노조 위원장, 대외 협력 담당 상무와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노조 위원장이 한마디 던졌습니다. LG에서 일하는 많은 미혼 남성들이 ‘일이 바빠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으니 시청의 미혼 여성들과 합동 미팅을 하면 좋겠다.’는 건의가 많다는 것이었지요.
불쑥 쏘아 올린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고 “지금 당장은 판단이 어려우니 상의해보고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다음 날 여성 국장을 만나 조심스럽게 LG노조 위원장의 이야기를 전했더니 그 역시 “의견을 들어봐야겠다.”며 조심스러운 눈치였지요. 며칠 후, 국장이 찾아와 LG미혼 남성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보자고 했습니다.
시장께 보고 드리고 LG와 협의를 통해 토요일 날 LG에서 만나는 것으로 하고 결혼 정보 회사에 위탁해 진행키로 했지요. 물론 개인 신상 보호를 위해 LG와 시청 직원은 행사에 일체 관여하지도 나타나지도 않았습니다.
그 후 간접적으로 만남을 계속하는 커플이 생겼다는 후문을 들었지요. 몇몇 커플이 결혼을 했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시청 미혼 남성들이 ‘우리도 LG 미혼 여성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달라 ’고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지요. 남성 공무원보다 LG 여성 직원 연봉이 많은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요. 성남시가 미혼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고 나선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일부 반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그동안 몇몇 지자체에서 공식적으로 미혼 남녀의 만남 행사를 주관한 일이 있었던 걸 보면 무조건 반대하는 게 능사는 아니지요.
성남시가 제안한 이 행사의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이틀 간 남성 802명, 여성 386명 등 모두 1,188명이 신청했다는 것이지요. 여성 신청자가 적은 건 남성보다 나서기를 꺼려하는 성향 때문일 겁니다.시에서는 행사 대행 업체를 선정해 추첨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할 것이라지요.
지자체가 이런 일까지 나서는 게 맞느냐고 비판하는 이도 있지만 그렇다고 크게 잘못된 건 없다는 생각입니다. 무한 봉사라는 행정 특성 상 결코 무리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지요.
지금 우리나라의 인구 증가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입니다. 이번 일을 비판하는 시민 단체들이 한번이라도 이런 고민을 해본 일이 있는지 되묻고 싶은 이유지요. 미혼 율과 저 출산이 국가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미혼 율이 급증하고 결혼을 해도 자식을 낳지 않는 저 출산 시대에 성남시의 노력은 오히려 박수 받을 일이지요.
오히려 이번 성남시의 선택이 저 출산 시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수많은 축제들이 일회성으로 그치고 지역 경제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게 많지요. 그런 행사보다 이런 일이 우리 미래를 위해 오히려 더 생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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