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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못하는게 효도야

홍승표 2009. 12. 23. 09:34
“공부 못하는 게 효도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마음을 다잡게 하는 책

박봉이지만 알뜰하게 살았고, 열심히 노력해서 부이사관에 오른 열정
일상을 벗어나 가벼운 여행을 즐기며 사유의 세계를 넓히고, 등단의 기쁨까지


“차라리 공부나 못하면…” 그의 부모님은 늘 이런 말을 했다. 농사지어 근근이 삶을 이어가는 그들에게 여섯 남매가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런 가정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저자 홍승표는 스스로 희생을 감내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부모님의 농사일을 거들었다. 장남인 형이 서울로 유학을 가고 줄줄이 딸린 동생들을 생각하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꿈을 접어야했던 소년은 교복 입은 친구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현실이라는 땅 위에 발을 딛고 서 있어야 했지만 늘 새로운 삶을 꿈꾸던 그는 아주 먼 길을 돌아 뒤늦게 간절한 소원을 이뤄간다. 그 녹록치 않았던 여정과 저자의 깊은 생각이 그대로 녹아있는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10여 년 동안 개인적으로 쓰거나 지역 언론에 고정필진으로 기고했던 글 140여 편 중에서 87편을 뽑아 엮은 책이다. 책은 4부의 이

루어져 있다.

1부 ‘길을 떠나다’는 여행 에세이다. 기념사진 같이 장소를 기록한 글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2부 ‘사유를 넓히다’는 그에게 감동을 준 사람과 문화예술에 대한 시선이 녹아있다. 3부 ‘그리움을 묻다’는 그의 가족과 살아온 얘기들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글이며, 이 책에서 가장 심금을 울리는 대목이다. 4부 ‘일터로 돌아오다’는 공직생활의 애환과 공무원으로서의 자세, 남다른 애국심을 엿볼 수 있다.

저자 홍승표
홍승표는 경기도 광주의 평범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고교 시절 연세대학 주최 전국남녀고교생 문예작품 공모에 당선되었고 1988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1991년 시조문학의 추천을 받았으며 1992년 한국시조 신인상과 2004년 팔달문학상을 받았다.

만학으로 야간대학을 졸업 후 경기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경기도청에서 일하는 동안 직원들이 뽑는 ‘함께 일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공무원’으로 3회 연속 선정되었으며 공무원노동조합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지금도 동료 공직자들과 어우러져 열린 마음으로 소

통하며 일하는 평범한 공무원으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두 권의 개인시집과 다수의 공동시집이 있다.

추천 글
...글은 그 사람을 대변한다. 이 책은 시골에서 태어난 한 소년의 가족애와 삶의 애환, 도전과 인내를 담고 있다. 또한 치열한 삶 속에서도 자연과 문화를 벗하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 지혜도 돋보인다. 「공부 못하는 게 효도야」라는 책 제목에서 느껴지듯 작가는 돌아가신 부모님 마음을 독백한다. 마치 소설 같은 삶의 기록, 작가만의 독특한 시선과 필체가 독자를 사로잡는다. 꾸밈이 없어 마치 뚝배기 같은 글이 그를 한번 만나보고 싶게 한다.
- 송년식(시인, 아동문학가)

...‘홍승표’하면 ‘유쾌’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일할 때든, 대화할 때든, 술을 마실 때든, 여행을 할 때든 늘상 즐겁다. 함께 있고픈 사람이다. 예리한 업무 파악과 탁월한 추진력은 그의 이성으로, 주변 사람들을 아우르는 따뜻한 마음은 시인의 감성으로 소화해 내는 듯하다. 그래서 더욱 유쾌하고, 그의 주위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다. 공무원으로 보나, 자연인으로 바라봐도 정말 매력 있는 사람이다.
딱 한번 그의 눈물을 본 적이 있다. 어려웠던 청소년기를 회상하다 “고등학교 때 연세대 문예작품 공모에 당선돼 국문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는데 동생들 뒷바라지 때문에 대학진학을 포기했다.”며 눈시울을 붉힌 것. 청년시절의 꿈마저 접어야 했던 어려웠던 현실이 주위 사람들마저 가슴 저리게 했다. 하지만 경인일보 신춘문예와 한국시조 신인상을 받으며 그의 재주를 펼쳤다. 이미 두 권의 시집을 냈고 가끔 신문기고를 통해 독자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니 그의 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 최우영(경인일보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