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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의 도리 잘 알아야...

홍승표 2010. 1. 15. 16:47

“공복의 도리 잘 알고 실천하겠습니다”

릴레이인터뷰-파주시 홍승표 부시장

최대호 기자, 4611c@why25.com

등록일: 2010-01-03 오후 7:53:07

 
청빈한 삶속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탁월한 업무능력에 넉넉한 인품 겸비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공직사회 희망

“그를 보면 이 시대 진정한 목민관이 떠오릅니다. 공직자가 지녀야 할 모든 덕목을 잘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죠. 선후배 그리고 동료 모두가 인정하는 그는 한마디로 만능맨입니다”

홍승표 파주부시장에 대한 질문에 돌아오는 답변들이다. 그를 떠올리는 이들은 하나 같이 흐뭇한 미소와 함께 최고의 찬사를 쏟아낸다.

매사 올바른 가치관, 공직자로서의 마음가짐, 탁월한 업무능력 등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홍 부시장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그는 가난을 안다. 때문에 어려운 이웃들을 챙기는데 머뭇거림이 없다.

전기도 닿지 않던 경기도 광주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자랐다. 교복은 물론 책도 형으로부터 물려받아야만 했다.

1974년 고등학교 3학년이던 그는 연세대에서 주최하는 문예작품 공모전에 당선돼 대학진학의 기회를 얻었지만 가난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다. 대신 공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공무원을 택했다.

“어린 시절 가난은 저 자신을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배려를 비롯해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마음가짐을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가난을 버거워하는 이웃들에게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인생철학을 가지게 됐습니다”

홍 부시장은 20년 전부터 도내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급여를 쪼갰다. 자신의 직책이 높아질수록 이웃을 챙기는 그의 그릇도 커졌다.

현재는 소년소녀 가장 돕기를 비롯해 적십자 후원금, 도서벽지 책 보내기, 무한돌봄 참여 등 매달 급여에서 20여만 원을 남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형편이 넉넉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작년 까지만 해도 방 두 칸짜리 아파트에 살다가 겨우 방 세 칸 아파트로 옮겼다.

공무원은 박봉이지만 업무상 사회 지도층이기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공직자로서의 그의 기본 철학이다.

가난으로부터 얻은 깨달음은 광주군청에서부터 시작된 지난 35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공복으로서의 도리를 충실히 지키게 한 버팀목이 됐다.

“원칙을 지키되 상식이 통하는 공직사회, 명분과 도리를 아는 공직자를 늘 꿈꿔왔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홍 부시장의 이러한 공직 마인드는 행정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정복지과장 재임 시에는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지원을 탄생시킨 주역이 됐고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이동차량 확보 등 복지 분야에서 다양한 도민혜택을 이끌었다.

현재는 류화선 파주시장과 함께 파주 시민들의 복지확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10년에 공무원과 기업, 공동모금회 등의 정성을 모아 파주시 거주 소년소녀가장, 편부모 가정, 독거노인 등에게 1인달 5만 원씩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동료 공직자들을 위한 성과도 많았다. 총무과장 시절에는 인사문제로 뒤숭숭한 도청 분위기를 한 방에 띄운 일화도 있다. 실과대항 족구대회 개최가 그것. 족구대회를 통해 직원들의 단합을 이끌었고 그 결과 도민 행정서비스를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1인당 4만 원이었던 직원들의 의료검진비용을 15만 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손학규 전 도지사에게 건의,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그는 도청 직원들이 뽑는 ‘힘께 일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공무원’에 3회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 상은 직원들의 고충을 함께 나누고자 했던 그의 의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그에게는 특별한 장기가 하나 있다. 글쓰기에 남다른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것.
홍 부시장은 학창시절부터 문학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그 결과 그의 글쓰기 능력은 공직생활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1982년도에 도청으로 자리를 옮긴 뒤 비서실에서 모두 여섯 분의 도지사를 모셨습니다. 그러는 동안 저는 언론을 담당하는 일부터 비서실, 총무과 등 특이하게도 지원부서 에서만 근무하게 됐습니다.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던 점이 공직생활 동안 장점으로 활용됐던 것 같습니다”

실제 홍 부시장은 이미 등단작가로 유명세를 탄바 있다. 1988년 경인인보 신춘문예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했고 1992년 한국시조 신인상, 2004년 팔달문학상을 받았다.

개인 시집 ‘사랑아 우리 이제는(1993년)’, ‘먼 길(2004년)’을 출판한데 이어 최근에는 자서전격 에세이집인 ‘공부 못하는 게 효도야’를 펴냈다. 학창시절 꿈을 뒤늦게 이룬 셈이다.
그는 요즘도 글쓰기를 놓지 않고 있다. 직원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영화감상 후기 등을 비롯해 매주 한 편씩 청내 게시판에 자신의 글을 띄운다.

인터뷰 말미에 파주를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홍 부시장은 쉴 틈 없이 파주자랑을 이어갔다.

경기도 역점시책인 무한돌봄 사업 1등, 경제위기에 따른 예산 조기집행 실적 전국 최우수, 참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대상 수상, 주택행정 건실화 평가 도내 최우수, 폐휴대폰 모우기 목표대비 최고 실적 등이 그것.

“파주는 각종 수상실적 외에도 친환경 도시, 편리한 주거문화, 쾌적한 생활환경 등이 잘 갖춰진 도시입니다. 모두가 파주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하고자 하는 열의와 시민들의 단합이 이끌어낸 결과물입니다”

파주 자랑을 이어가던 홍 부시장은 끝으로 후배 공직자들에게 조언을 전했다.

“요즘 일부 공무원의 머릿속에는 공무원이란 직업을 단순한 월급쟁이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또 서로서로 돕는 동료애도 예전에 비해 부족합니다. 이기적이 면도 많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은 무한봉사를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때문에 뚜렷한 가치관이 있어야 하고 이웃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