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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이야기*^*

홍승표 2012. 7. 23. 17:41

 

여름휴가 중 머무른 곳은 강원도 속초에 있는 주공 연수원이었습니다. 비교적 깔끔하고 조용한곳이라서 몇 번 이용 했었지요. 밤에는 야외에서 생맥주도 마시고 노래방과 사우나를 무료로 이용할 수가 있는 좋은 곳이더군요. 연수원 지하에는 사우나와 연결된 수영장도 있습니다. 2개를 빌려 남자와 여자들이 나누어 이용했지요.

 

일행 중 한분이 아침 일찍 사우나엘 갔다가 수영장이 있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수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당연한 일이었지요. 문제는 수영복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아이디어를 낸 것이 수건이었다고 합니다. 수건 3장을 허리에 두르고 수영장엘 들어간 것이지요. 한손으로 흘러내리는 수건을 움켜쥐고 한참을 유유자적 여유 있게 수영을 즐기고 있을 때였답니다.

 

갑자기 한편에서 수영복을 입은 여러 명의 여성들이 몰려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지요. 공교롭게도 그 수영장은 남녀 공용이고 여성 사우나에도 연결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순간 너무 당황한 나머지 오직 빨리 수영장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만 들더랍니다. 그런데 너무 급히 수영장을 빠져 나오는 순간 그만 허리에 둘렀던 수건이 훌렁 벗겨지는 정말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던 것이지요. 한손으로 수건을 잡고 헤엄을 쳐야 되는데 급박한 나머지 손을 모두 놓아 버린 것입니다. 일순간 비명소리가 진동하면서 수영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일대 난리가 났다지요. 안 봐도 비디오라고 못 봤어도 상상이 가고도 남는 일입니다.

 

혼비백산이 되어 돌아온 그분에게 이 사건 전모를 듣고 우리 일행은 배꼽을 잡고 때굴때굴 굴러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순두부집으로 아침을 먹으러간 우리는 다시 또 굴러야만 했습니다. 사건 당사자의 사모님이 정곡을 찌르는 한 말씀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세상에 별 일을 다 봤네, ! 글쎄 어느 미친x이 수영복도 안 입고 수영장에 온 거야, 생난리가 나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돌아왔네, 나 참 세상 살다보니 별일을 다 보네...”

 

그 사건의 주인공은 아직 남자들만 알고 있습니다. 국가기밀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그 사모님이 그날 그 사건의 당사자가 남편이라는 걸 알면 졸도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