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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지(連理枝)*^*

홍승표 2012. 10. 17. 17:52

 

뿌리가 다른 두 그루의 나무가 서로 엉겨 사이좋게 한그루가 되어 살아가는 나무가 있습니다. 連理枝라고 불리는 나무들로 말 그대로 나란히 붙어있는 나뭇가지라는 뜻을 담고 있지요. 사람들은 연리지가 운명적인 사랑을 의미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連理라는 말이 남녀가 떨어지기 힘들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지요.

 

전설로 전해 내려오는 比目魚라는 물고기와 比翼鳥라는 새가 있습니다. 비목어는 외눈박이 물고기로 두 마리가 함께 있을 때만 제구실을 한다지요. 비익조 역시 전설의 새로 눈도 날개도 한쪽에만 있어 암수가 좌우가 합해져 한 몸이 되어야 비로소 날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연인사이나 부부금슬의 상징으로 膾炙되는 이유입니다.

 

 

故事에 따르면 連理枝는 중국 後漢末의 대학자 蔡邕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합니다워낙 효심이 극진해 어머니가 죽고 뜰에 나무가 자랐는데 連理枝가 되었다는 것이지요이러한 연유로 원래 연리지는 孝心의 상징이었다고 합니다그러다 나라 詩人 白樂天에 의해 戀人의 상징으로 사용되게 된 것이라지요.

 

그가 태어났을 때는 나라의 국운이 차츰 기울기 시작했을 때였다고 합니다玄宗과 양귀비楊貴妃의 로맨스 때문이었다지요楊貴妃에 빠진 玄宗이 정치에 뜻을 잃었던 것입니다그들의 로맨스가 나라 전체를 흔들게 되자 그는 長恨歌라는 를 지어 노래했다지요. 생전 두 사람은 다음과 같이 언약했다고 합니다


77일 장생전에서 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맹세,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높은 하늘 넓은 땅 다할 때 있는데 이 이 이어져 끝없고 끝이 없구나.

 

玄宗은 안녹산의 난으로 꽃다운 나이에 非命에 간 楊貴妃를 잊지 못해 늘 이 말을 되뇌었다고 합니다.

 

 

제가 일했던 파주 땅 碧草池 문화수목원에도 연리지가 있습니다. 드라마에도 소개가 된 때문인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하더군요. 그들은 연리지 앞에서 사랑을 키우고 영원히 함께하자는 맹세를 할 것입니다. 연리지의 의미는 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상징하기 때문이겠지요. 설혹 사람들의 사랑이 깨져도 연리지는 오래도록 남아 변치 않는 사랑의 의미를 전할 것입니다.

 

용인 땅 양지에는 연리지보다 더 기막힌 나무가 있습니다. 오래된 老松가지에 뽕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한 몸이 되어 살고 있는 것이지요. 신기한 일이지요. 그 것도 20년은 훨씬 넘은 제법 큰 뽕나무가 함께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프로에도 소개되었다고 하더군요. 서로 다른 나무가 함께 사는 걸 보면 연리지보다 더 확실한 사랑의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인 양지에서 뽕나무와 함께 사는 소나무)

 

강원도 홍천 수타사라는 절에도 소나무와 뽕나무가 함께 자라고 있다지요. 100년 된 소나무에 20년 된 뽕나무가 자란다고 TV에 소개돼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양지에 있는 뽕나무는 그보다 훨씬 수령이 오래된 나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지요. 소나무의 기품이나 뽕나무의 자태가 비교가 안될 만큼 훌륭합니다. 사람들이 이 나무를 보면 기막히게 좋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강원도 홍천 수타사에 있는 뽕나무와 함께 사는 소나무)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이나 변함없는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이 나무를 찾아봤으면 합니다. 연리지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樹種의 나무와 함께 한다는 의미는 열린 사랑의 상징으로 더없이 훌륭하다는 말이지요. 귀를 열고 마음을 열면 세상이 보인다고 합니다. 뽕나무와 함께 사는 소나무가 변함없이 사랑하며 오래 오래도록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