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쓸고 나서
간밤에 내린 눈을 눈 비비며 쓸고 나니
뒤를 돌아보기도 前에 다시 눈이 내린다.
쓸지도 덮지도 못하고 먼 하늘만 바라본다.
세상을 덮는 것은 눈이 아니고 마음인가
다시 또 허물 벗는 아득한 그리움들
눈 덮인 曠野 저 曠野에 무지개로 걸린다.
뜬금없는 질문 하나가 꼬리를 물고 일어선다.
아픔보다 더 아픈 빛을 넘어
빛에 닿는 단 하나의 빛*
마음은 눈발을 헤치며 저 스스로 길을 간다.
* 김현승의 [검은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