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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 관한 단상*^*

홍승표 2013. 7. 9. 08:25

사설/칼럼
개성공단에 관한 斷想
데스크승인 2013.07.09     

 

   
 
개성공단에 짙게 드리웠던 안개가 걷히고 있습니다. 다행히 활로가 열린 것이지요. 개성공단은 지난 100일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지요. 북한의 대화제의를 우리 정부가 전격 수용해 일말의 희망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회담대표의 격을 놓고 이견을 보인 끝에 회담자체가 결렬되고 말았지요.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격이 무슨 문제인가요. 소통이 이루어지면 되는 것이지요. 개성공단은 우리나라의 기술 및 자본과 북측의 인력을 결합하여 조성한 산업현장입니다.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북한의 경제발전으로 남북 공동번영을 도모하고 교류협력에 기여한다는 공통분모에서 의기투합해 만든 산업현장인 것입니다.

개성공단은 2000년 (주)현대아산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업지구 건설에 합의하면서 시작되었지요. 그로부터 2년 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개성공단 착공 추진에 합의한 뒤 개성 공업지구 법 발표를 거쳐 12월에 착공되었습니다. 총 6천600만㎡(2천만평)에 달하는 규모로 3단계에 걸쳐 조성키로 한 것이지요. 동북아 경제거점으로 육성하고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여 IT 전자산업설비 분야의 복합공업단지로 개발한다는 취지였습니다. 2007년 100만 평에 달하는 1단계가 준공되어 기업체가 입주하기 시작해 남북한의 협력을 상징 하는 랜드 마크로 자리매김했지요.

 


개성공업지구 개발로 인하여 남한은 인건비를 절감하고 원부자재를 판매하여 생산유발,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북한은 직접외화 획득, 공단 내 인프라 조성, 공장건축 효과 등을 거두었을 것입니다. 개성공단은 남북 간 이중과세방지와 낮은 기업소득세, 무(無)관세 등으로 입주기업에 유리한 투자환경이 조성되어 있지요. 개성은 서울과 인천에서 50km정도 떨어져 있어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 중국횡단철도 등이 건설되면 대륙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될 수도 있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지요. 해양 진출도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갖고 있고 특히 남북 간 긴장을 완화시켜주는 완충지대 역할을 해 온 개성공단이 100일가까이 멈춰선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엊그제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것은 남북한 합의 정신과도 상충되는 일이지요.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 정치, 사회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결코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앞으로 정치적인 이유로 개성공단의 기계가 멈춰서는 일이 없도록 남북한이 머리를 맞대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합의를 이끌어내야만 합니다. 필요하다면 중국의 기업들도 개성공단에 유치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중국기업이 개성공단에 입주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 활동을 할 수 있고 물류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으로서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손해 볼 게 없는 제안인 것이지요. 아직도 계획부지는 많이 남아 있고 부족하면 파주 쪽으로 공단을 넓히면 됩니다. 철도가 연결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이 철도를 이용해 중국으로 수출하면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중국 기업의 유치에 대해 미국이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경우 미국 기업도 참여시켜 글로벌 공단화하면 될 것입니다.

개성공단에 4개국 기업들이 입주해 생산 활동을 하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 정치적인 측면과 국가 안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발생한 손실이 1조원을 넘었다고 합니다. 가까스로 정상화의 길을 찾았지만, 북한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가 한 걸음씩 양보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한다면 다시는 이번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남북한이 합의정신을 살려 개성공단을 글로벌스탠더드에 맞게 정상화시키길 기대해 봅니다.

 

홍승표 시인/용인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