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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斷想*^*

홍승표 2013. 7. 22. 14:51

오대산엘 들었습니다. 오대산 제일봉인 비로봉이 아니라 청학산 소금강의 발원지인 노인봉을 거쳐 소금강을 지나는 산행이었지요. 노인봉은 여름 산행지로는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입니다. 오대산은 크게 보아 진 고개를 지나는 국도를 사이에 두고 최고봉인 비로봉(1,563m)을 비롯해 다섯 봉우리를 중심으로 한 오대산지구와 노인봉(1,338m)을 중심으로 하는 소금강지구로 나눠집니다. 노인 봉에서 흘러내린 물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낙영폭포, 만물상, 구룡폭포로 이어지는데 바로 靑鶴洞 小金剛이지요. 노인봉은 정상에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봉우리가 백발노인과 같아 노인 봉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소금강은 오대산 국립공원 일부로 금강산 버금가는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원래 명칭은 청학산 이었으나 율곡선생이 “청학산기”에서 그 모습이 마치 금강산과 흡사하다하여 소금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맑은 물과 급류. 폭포와 봉우리들이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금강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곳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명승1호로 지정된 청학동 소금강이 대표적인 절경으로 손꼽히고 있지요. 청학동 소금강은 오대산 국립공원 속에 포함되면서 오대산 소금강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구룡폭포는 아홉 개의 물줄기가 연달아 내리꽂히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구룡폭 바로 위에 만물상이 있지요. 거인의 옆얼굴을 닮았다는 귀면 암, 촛불 형상의 촛대석, 바위 한 가운데 구멍이 뚫려 낮이면 해 같고 밤이면 달 같은 일월 봉, 거문고 타는 모습의 탄금대 등이 있습니다. 점심시간엔 저마다 준비해온 도시락이 펼치자 다양한 음식들이 쏟아지더군요. 소풍을 나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다람쥐 한 마리가 신기한 듯 눈망울을 굴리며 다가오더군요. 방울토마토 한 개를 던져주었더니 날름 물고 가 두발로 움켜잡고 먹는데 그 모습이 귀여움을 넘어 발칙했습니다.

 

 

노인봉에서 발원한 청학천이 13km 구산을 흘러내리며 이루어진 소금강은 기암기석과 층암절벽, 소와 담, 폭포 등이 절경이지요. 상류 쪽을 내소금강, 하류 쪽을 외소금강이라 합니다. 외소금강에는 금강문, 취선암, 비봉폭, 그리고 내소금강에는 삼선암, 세심폭, 청심폭 등의 경치가 압권이고 금강산과 흡사한 만물상, 구룡연, 상팔담 등이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계곡 물이 열십자 모양의 못을 이룬 십자소가 깊은 물을 이루고 있지요. 식당 암이라는 평평하고 넓은 바위도 있습니다. 극락고개를 오르면 세심대와 청심대를 지나 구룡폭포가 눈에 들어옵니다.

 

 

신행길에 곳곳이 파헤쳐져 있는 곳을 보았지요. 멧돼지가 파헤친 듯 했습니다. 새벽이나 이른 아침 헤쳐 놓은 듯 물기가 채 마르지 않았더군요. 오대산을 지키는 것은 나무와 돌과 바람과 물이고 새와 산 짐승들입니다. 오대산을 지키는 주인인 것이지요. 산에 드는 사람들은 잠시 머물렀다가는 客이라는 말입니다. 三伏중 오대산은 동해바다가 보이고 바람과 물소리가 시원하고 싱그러워 더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산행은 행복했고 많은 생각들이 정리되고 많은 욕심을 내려놓았지요. 오대산 氣를 흠뻑 받았으니 올 여름은 무탈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