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엑스포 유치, 혁신 행정이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2015년 12월 21일 월요일 제23면 사설
지난 6월 한국의 누리꾼들이 불쾌감과 분노에 휩싸였다. 이른바 중국발 ‘짝퉁 무한도전’ 논란이었다. 중국 상하이 동방위성 TV가 방영한 ‘극한 도전’이란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주요 아이템에서 화면에 사용하는 자막까지 한국의 무한도전을 완벽히 흉내 냈다. 시청률이 높아 광고 등 부대 수입도 챙겼다. 물론 짝퉁이었다. 원조인 한국의 무한도전으로부터 어떤 허락도 받지 않은 프로그램이었다.
이번엔 국영방송인 CCTV가 ‘대단한 도전’(了不起的挑戰)이란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12월 6일 첫 방송에서 무한도전의 주요 아이템인 ‘Yes or No’를 선보였다. 이 역시 무한도전의 모든 것을 흉내 냈다. 하지만, 동방위성 TV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무한도전 제작사인 우리나라 MBC로부터 정식으로 판권을 획득했다.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를 흉내 내는 모든 대가를 MBC에 철저히 지급하는 형식이다.
5개월여의 차이를 두고 중국에서 벌어진 짝퉁 무한도전과 진짜 무한도전 논란을 보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있다. 잘 만들어진 오락프로그램이 이처럼 이웃 나라에 파문을 일으킬 정도의 매력적인 수출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수와 배우, 그리고 드라마 위주로 이어지던 한류가 때마침 내리막길이다. 이런 때 오락프로그램이 새로운 한류의 중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환영할 일이다.
이번에는 경기도가 이런 ‘오락 한류’의 가능성을 움켜쥐었다. 일산 킨텍스에 무도 엑스포를 유치했다. 지난 10년간 무한도전에서 방영된 특집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조정 특집 체험관, 무한상사 사무실 체험관 등, 내용도 충실하다. 여기엔 첨단 기업 삼성도 무한도전과 연계되는 ‘기어 VR’ 체험행사로 가세했다. 출연자들과 함께 무한도전 촬영지로 여행을 떠나는 가상현실 콘텐츠다.
개막식에서 남경필 지사는 “무한도전이 10년간 사랑받은 이유는 혁신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무한도전의 장수 비결은 누구도 생각지 않은 도전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혁신이었다. 우리는 이번에 무한도전 엑스포를 유치한 경기도와 고양 킨텍스의 발상 역시 아무도 생각지 않던 일을 현실로 끌어낸 혁신 행정이라고 평가한다. 적극적인 홍보와 철저한 운영으로 장수(長壽) 엑스포로 이어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