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화두는 소통과 협치(協治)가 대세입니다. 소통과 협치도 결국 협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지요. 경영에 있어서 협업의 형태는 다수의 노동자가 각각 별개로 동일 종류의 완성품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각각의 노동자가 행하는 개별적인 생산 활동이 모두 종류를 달리하는 경우도 있지요. 단순협업은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경쟁심을 유발하게 됩니다. 생산의 온 과정을 여러 전문적 부문으로 나누고 협업의 형태로 바꾸면 생산력이 증대되는 것이지요. 소규모 농가들이 하나로 뭉쳐 공동생산을 하고 수익을 나누는 영농 법인이 좋은 사례입니다.
협업은 어느 날 갑자기 별똥별처럼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옛날부터 있어 왔고 그것이 보다 구체화되고 체계화 되고 있을 뿐이지요. 시대의 흐름에 자연적으로 편승해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 바로 협업입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지역 내 같은 공간 내에서만 경쟁하던 상권이 SNS시대가 열리면서 전국적인 경쟁대열에 휩싸이게 된 것이지요. 어느 경우에는 전 세계 각 나라와 경쟁을 해야 하는 무한경쟁을 해야만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렇게 피 터지는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차별화하고 협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시작된 것이 협업인 것이지요.
요식업계에선 자신만의 강점과 차별화된 전략이 있는 사람이 프랜차이즈 체인(Franchise chain)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블루오션을 가진 사람과 협업을 통해 더 강력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지요. 자신만의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주 무기가 없는 사람은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입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지요. 혼자가면 빨리 갈수 있지만 맹수를 만나면 큰일을 당할 수 있고 넘어져 다치거나 해도 부축해줄 사람이 없다는 말입니다.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모으면 그게 힘이 되고 경쟁력이 되는 세상에서 혼자 살아남기란 아프리카 정글을 혼자 가는 것과 같은 일이지요.
협치는 다양한 분야의 권위자가 통치에 참여하고 협력하는 정치를 말합니다. 소통과 협력을 통한 상생의 정치. 권력을 나누고 끊임없이 소통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정치라는 말이지요. 그런데 오늘의 협치는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과반 국회의원을 갖지 못해 야당과 동반관계를 형성하면서 함께 정치를 한다는 뜻이 내재(內在)되어 있습니다. 사실 경기도의 연정이야말로 작은 협치의 시작이었지요. 많은 국민들에게 생소한 연정을 주창하고 권력을 나누기 시작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당적을 달리한 야당 인사를 연정부지사로 임명하고 권한을 나눈 것이 시작이었지요.
정치에서의 권력은 인사권과 예산권입니다. 대통령이 되면 총리와 장차관, 공공기관장과 임원에 이르기까지 수천의 인사권을 독점하지요. 예산도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편성됩니다. 권력을 독점하다보니 부작용도 속출하지요. 권력의 독점에서 비롯되어지는 폐해를 막자는 뜻에서 국민적 개헌요구가 생겨난 것입니다. 권력이 집중된 상태에서는 협치가 이뤄질 수 없지요. 권력이 분산되어야합니다.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으로 대폭 이관하는 게 관건이지요. 대통령의 권한도 총리와 내각에 나눠줘야 합니다. 국회의원들의 특권도 손을 볼 필요가 있는데 입법권을 갖고 있으니 쉽지 않은 일이지요.
협치는 Governance에서 시작됩니다. 다양한 기관이 자율성을 지니면서 함께 국정운영에 참여하는 변화 통치 방식이지요. 기존의 행정 이외에 민간 부문과 시민사회를 포함하는 다양한 구성원 사이의 소통과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단순히 정치인들끼리 자리를 나누고 권한을 나누는 차원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정치인들만의 잔치는 협치가 아니라 그들만의 놀음에 불과합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면서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지요. 협치가 정치인들끼리 권력을 나누는 것으로 그쳐선 안 됩니다. 정치와 행정,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협치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