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저의 이름을“초록우산 명예의 전당”에 등재하고 증서와 함께 탁상시계와 초록우산을 기념품으로 보내왔습니다. 1989년 정기후원회원으로 등록하고 소년소녀 가장 돕기를 시작한지 30년이 넘었기 때문이지요. 사실 언제부터 후원을 했는지 잊고 있었는데 30년이 넘었다니 벌써 그리 오래 되었나 저 자신이 놀랐습니다. 그 어느 감사패나 공로패보다 의미 있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주에서 일할 때 사회복지 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강의를 마치면서 한마디 던졌지요. “미안하지만 다만 얼마라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사람 손들어보세요” 열사람이 채 안되었습니다. “사회복지 공무원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실망이 큽니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슴에 담고 솔선수범해야 합니다.”라는 말로 강의를 끝냈습니다.
그 후 사회복지 직 공무원들이 매월 월급의 1%를 모금해 이웃돕기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시장께 파주시청 공직자들 모두가 스스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 드렸지요. 설문조사결과 98%넘는 공직자가 참여의사를 밝혔습니다. 시의회와도 협의해 공직자 모금액만큼 일반 예산을 반영했습니다.
내친 김에 LG 필립스 노조위원장을 만나 박봉의 공직자들이 좋은 일을 하니 도와달라고 요청해 흔쾌히 동의를 받았습니다. 경기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도 참여해 1,500여 소년소녀가장과 시설어린이 등에 매월 5만원씩 돕기 시작했습니다. 파주공직자와 파주시, LG필립스, 경기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가 협업을 한 것이지요.
이렇게 협업을 통해 파주시 관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 펼쳐지자 공직자들에 대한 인식과 평판도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공직자들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주말마다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기 시작했지요. 이 사례는 2010년 대한민국 휴먼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받으면서 전국적인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공직자와 일반 기업의 근로자, 경기도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 그리고 파주시청까지 참여한 협업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지요. 이러한 협업을 통해 기업과도 상호교류가 활성화되고 LG 필립스 남자 직원들과 파주 시청 여직원들이 합동으로 미팅을 갖는 행사가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관심과 참여가 이뤄낸 결실인 셈이었지요.
“아이들을 도울 때 진짜 어른이 됩니다.”어느 어린이가 크레용으로 쓴 글입니다. 사람들은 흔히들 미래를 말합니다. 그런데 그 미래를 위해 선뜻 나서고 도와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합니다. 이율배반적인 현상이지요.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의 미래는 우리의 아이들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라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됩니다.
어렸을 때 학용품을 제대로 못 갖추고 학교에 갈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를 생각해 시작한 소년소녀 가장 후원이 30년이 넘은 것이지요. 공직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습니다. 국민세금으로 살아왔으니 이웃을 위해 작은 정성이라도 보태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지요. 저야 술 한 잔 덜하면 되는 적은 돈이지만 소년소녀가장은 학용품을 살 수 있는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작은 일이지만 살아있는 동안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