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부처님 오신 날, "하나님의 뜻을 전파하러 왔다"고 소란을 피운 사람들이 강제 해산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이들 10여명 은 오전 7시부터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 서서 "오직 예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찬송가를 부르며 소란을 피운 것이지요. 오전 10시, ‘부처님 오신 날’ 기념행사가 진행되기 시작했는데도 찬송가를 부르는 등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해 해산시켰다고 합니다. 조계사 측은 "행사에 방해되는 행동을 했지만 이들을 고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지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나도 크리스천이지만 정말 부끄럽다", "잘못된 신앙인들이 다른 종교인들을 욕 먹인다.", "각자의 종교를 왜 존중해주지 못하냐?" 며 비판을 했습니다. 내 종교가 소중하면 타종교도 존중해주어야 하는데 안타까운 일이지요.
개그맨 강성범이 이준석 전 국민의 힘 최고위원의 출신 지역을 거론하다 대구 및 화교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지요. 그는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성범TV’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차기 국민의 힘 당 대표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는 뉴스를 소개하며 '부모화교(華僑)설'을 언급했습니다. 이 전 최고의원이 최근 "아버지, 어머니 모두 대구 출신"이라고 했는데 그는 "개인적으로는 화교가 낫지 않나 싶다"고 대구에 대한 지역감정을 드러내며 화교까지 비하한 것입니다. 이 발언에 패널 들이 "인종차별"이라 지적하자 그는 "뭐가 차별이냐.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했지요. 네티즌들은 그의 지역 비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그는 결국 영상에서 논란이 된 부분을 삭제했습니다.
살다 보면 본의든 아니든 넘지 말아야 할 선(線)을 넘나들게 되지요. 물론, 그 선에 무게나 부피나 형상은 없습니다. 하지만 상도(常道)를 지키는 사람에겐 나름의 선이 삶의 기준이자 척도가 되지요. 누가 정해놓은 건 아니지만, 사회 통념상 그리해야 한다는 가치 기준이 있고, 그것은 삶의 덕목이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선은 일종의 성스러운 영역(聖域)인 셈이지요.
우리나라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영화⟨기생충⟩이 생각납니다. 수능을 네 번 치르고도 대학에 가지 못한 기우(최우식 분)는 친구 소개로 부잣집 가정교사로 일하게 되지요. 이를 시작으로 그의 가족이 하나씩 그 집에서 일하게 됩니다. 반 지하에 살던 일가족 전체가 부잣집에 기생하며 사는 모습을 그린 영화인데, 저는 보는 내내 불편하고 답답했지요. 그러나 극단적인 빈부(貧富)대비와 상황을 보는 시각 차이, 갈수록 극명하게 격차가 벌어지는 오늘의 우리 사회 현실이 잘 투영(投影)되었다는 생각입니다.
가령, 홍수 뒤의 모처럼 맑은 하늘이 빈자에게는 송두리째 쓸려간 삶터를 수습하기 좋은 날이지만, 부자에게는 놀기 좋은 날이라는 인식이 그렇지요. “계획대로 되는 게 없으니 무계획이 가장 좋은 계획”이라는 기택(송강호 분)의 말은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이들도 당연히 잘 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세상살이가 뜻대로 되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우연히 찾아온 기회는 욕망에 불을 붙입니다. 나아가 헛된 공상(空想에 사로잡히기도 하지요. 가난 탈피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떵떵거리며 살 수도 있겠다 싶은 과욕이 결국 파멸에 이르게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지요. 그 선을 넘지 말아야 원만한 관계가 유지되는 법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으며, 또한 내 맘에 꼭 맞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지요.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지켜야 할 선, 보이지 않는 경계를 잊으면 사람 사이에 금이 가고, 벽이 생기고, 다툼이 생겨나지요. 사람 된 도리와 품위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조심해도 나도 모르게 선을 넘어 후회할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 아예 그 선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지요. 나를 곧추세워 내공을 쌓으면 보이지 않던 선을 볼 수 있는 지혜와 안목이 생기지 않겠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