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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단순한 밥벌이 수단이 아닙니다.

홍승표 2022. 1. 13. 11:07

어느 지자체 공무원이 개인정보를 유출해 신변보호 중이던 전 연인의 어머니의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이없는 일이지요. S시 모 구청 공무원 A씨는 피해자 개인정보를 2만원을 받고 흥신소 직원에게 유출한 것입니다. A씨가 흥신소 직원에게 건넨 개인정보는 결국 범인에게 건네졌고 살인으로 이어지게 된 것, A씨가 아무 생각 없이 건넨 정보로 인해 죄 없는 사람이 고귀한 목숨을 잃는 비극이 벌어진 것이지요. 놀라운 것은 A씨는 그동안 1,100건이 넘는 개인정보를 흥신소에 팔아넘기고 4천만 원에 가까운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사실입니다. 1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공무원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을 아무 거리낌 없이 저질러온 것이지요.

문재인 정부 42개월간 공무원 수가 11만 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정부에서 늘어난 공무원 수와 증가율은 1990년대 노태우 정부 이후 가장 큰 규모이지요. 5년 임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1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인 것입니다. 문 정부 이전에 20년 동안 늘어난 공무원 96천여 명보다 훨씬 많은 증가 수치이지요. 문 대통령이 공약했던 공무원 174천명 확충은 사실상 물리적으로 실현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남은 임기 동안 공무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요. 문제는 공무원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행정능률이 오르고 행정서비스가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무원이 어떤 생각을 갖고 일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요.

 

인구가 줄고 성장률이 하락하면 세입규모도 줄어드는데 공무원이 늘어나는 것은 소망스럽지 않은 일입니다. 민간영역에 비해 비효율적인 공공부문이 커지는 건 국민 부담만 증가시키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최근 선거 투·개표 사무종사자 선정을 부당한 노동착취 행위로 규정하고 반대하는 공무원 노조가 생겨났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집단으로 움직이는 이익집단으로 변질된 것이지요.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공직관이나 사명감 없이 자신들의 이익만은 생각하는 공무원이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더구나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불법을 저지르는 건 용서받지 못할 일이지요. 공무원 수가 중요한 게 아니고 인성과 자질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는 감찰을 통해 한 지자체 공무원이 가짜공문서를 꾸며 인건비 19백만 원을 횡령한 공무원을 적발해 중징계를 요구하고 수사의뢰했습니다. 또한 직무관련 업체로부터 2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다른 지자체 공무원을 적발했지요. 5개월 동안 수의계약을 해주고 5개 업체로부터 50만원씩 250만원의 금품을 받은 또 다른 지자체 공무원도 적발했습니다. 이외에도 수십 차례에 걸쳐 허위 출장이나 허위초과 근무를 조작해 143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한 공무원 등 20건의 비위사실을 적발했지요. 공무원이 국민들이 위임해준 권한을 완장으로 여기거나 공직개념이 많이 희석되고 단순한 밥벌이 수단으로 전락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공무원이 늘어나면 민간에 대한 간섭이 늘어나고 규제를 쌓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요. 더구나 공직자로서의 기본소양을 갖추지 않은 공무원이 늘어나면 더 많은 부작용이 초래 될 수 있습니다. 공무원의 장점은 성과와 관계없이 월급을 받고 뇌물수수 등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정년이 보장된다는 것이지요. 퇴직 후에도 연금을 받으니 취업준비생들에겐 가장 선호하는 직업군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는 특별히 잘못하지 않으면 정년이 보장된다는 게 공무원의 가장 큰 단점이지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잘리는 일반회사원과 달리 설렁설렁해도 정년까지 간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런 공무원이 늘어나면 국민이 불행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