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행정국장인데요. 갑자기 소리가 너무 커졌네요? 소리 좀 줄이라고 하세요." "그러게 말예요. 그걸 어디에 말해야 되나요?" 전화 받은 사람은 당연히 청원경찰일 텐데 느낌이 싸했습니다. "누구세요?" "정무부지사입니다. 국장님!" 경기도청 자치행정국장으로 일할 때입니다. 청사관리와 방호담당 부서장이었는데, 며칠 동안 도청 정문 앞에서 전국철거민연합의 집회가 이어졌지요. 확성기를 이용해 목청을 높이고 심지어 장송곡(葬送曲)까지 틀어대는 통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소리가 커져 여비서에게 정문을 대라고 했는데 뜬금없이 정무부지사가 연결된 것이지요.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정문을 정무부지사로 들은 듯했습니다. 황급히 전화를 끊고 정무부지사실로 뛰어 내려갔지요. "부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