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오곡백과 풍성하니 사람들의 얼굴에 넉넉한 미소가 짙푸른 하늘만큼이나 싱그럽지요. 어느 해 추석, 고향의 학교 운동장에서 세기의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동네축구시합이 벌어진 것인데 고향마을의 홍 씨, 조 씨 성을 가진 집안 축구경기였지요. 사촌동생이 조 씨 집안 처자(處子)와 결혼했습니다. 양 집안 모두 식솔이 수십 명에 달하는 번성한 집안이었지요. 사돈되는 분이 십 년 넘게 동네이장 일을 보고 있었는데 양가 식구끼리 축구경기를 갖게 된 것입니다. 가족들이 모였으니 얼굴도 익히고 친목을 도모하자는 뜻이었지요.경기가 시작되기 전엔 승부에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되자 양상이 달라졌지요. 중학생부터 쉰 넘은 어른까지 다양한 선수들이 죽기 살기로 뛰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