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 한가운데서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붉게 물드는 산자락으로 낮에도 별이 내리는 눈빛 환한 이 가을, 한가위 하늘빛은 눈이 시리도록 짙푸르고 가을걷이가 한창인 들판으로 수많은 고추잠자리들이 원을 그리며 돌아가고 있는 지금은 더없이 풍요로운 계절 가을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 가을에는 가진 것 없어도 마음은 풍요롭게만 느껴지는 것 또한 가을이 가져다주는 큰 선물이 아닐까 한다. 때문일까, 실학의 대가인 다산선생께서는 일찍이 //철은 가을인데 쌀은 도리어 귀하고/가난한 집이라도 꽃은 더욱 많다네./가을빛 속에 꽃이 피어/ 다정한 사람들 서로 찾았지//라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그렇다. 가을은 분명 마음까지 풍요로운 계절임에 틀림이 없다. 유년시절, 가을걷이가 끝나면 그냥 富者가 된 것 같은 들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