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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궂이^^

빗소리 젖어드니 술이나 기울이자 지친 삶 다독이며 처진 어깨 곧추세우고 물 젖은 포장마차로 숨죽이며 들었다 닭 똥 집, 꼼 장어에 계란말이 하나 추가 안주도 나오기 전, 석 잔 술을 넘겼다 찌르르 깨어난 돌기 세상 걱정 사라졌다 이게 없으면 저게 없고 이게 생기면 저게 생긴다. 술잔을 부딪치며 사는 게 별거냐고 내일은 나아질 거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카테고리 없음 2022.08.09

면장, 그 이루지 못한 꿈^^

경기도청에서 문화정책과장으로 일할 때, 함께 일하던 예술계 차석이 사무관 승진내정자로 발표됐습니다. 그 날 저녁, 그는 강원도 철원에 계시는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지요. “사무관? 창수야, 그게 뭐니?” “아버지! 우리 동네 군청 과장 아시죠? 저도 교육받으면 그리되는 거예요.” “그게 좋은 거냐? 도청에 있는 게 좋은 거 아니니?” 6·25 때 내려온 분이라 사무관을 잘 모르는 게 당연했습니다. “아버지! 그게 우리 동네 면장과 똑같은 거예요.” “그래? 경사 났구나! 이번 주말에 내려오너라!” 그 당시 오전근무였던 토요일, 그가 반가를 내고 철원으로 향했지요. 마을 입구에 ‘경축 이ㅇㅇ의 장남 이창수 면장 승진’이라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집에 도착하니 마당에는 멍석이 깔려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돼지를 ..

카테고리 없음 2022.08.01

잔디밭에 앉아 노래 듣는 ‘파주 포크페스티벌’

“부시장님! 엊저녁 제안, 어떻게 생각하세요?” “참신하다고 봅니다. 잘만 하면 우리나라 최고의 포크 페스티벌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죠? 포크 페스티벌을 ‘평화누리’처럼 좋은 곳에서 공연하면….” “경기관광공사, CBS와 협업하면 홍보 효과도 클 겁니다.” “부시장께서도 그리 생각하니 다행입니다. 내년 가을부터 공연할 수 있도록 준비합시다. 저도 의회와의 소통을 통해 이해를 구하겠습니다.” 어느 날, 이인재 시장이 저녁을 하자고 해 따라나섰습니다. 그날 인사를 나눈 사람은 ‘J공연기획사 한용길’ 대표였지요. 그는 CBS에서 공연기획단장, 편성국장, 문화사업 본부장을 지낸 사람입니다. 그가 파주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포크 페스티벌을 열자고 제안했지요. 포크 가수들의 야간 공연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카테고리 없음 2022.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