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 그 이루지 못한 꿈^^
경기도청에서 문화정책과장으로 일할 때, 함께 일하던 예술계 차석이 사무관 승진내정자로 발표됐습니다. 그 날 저녁, 그는 강원도 철원에 계시는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지요. “사무관? 창수야, 그게 뭐니?” “아버지! 우리 동네 군청 과장 아시죠? 저도 교육받으면 그리되는 거예요.” “그게 좋은 거냐? 도청에 있는 게 좋은 거 아니니?” 6·25 때 내려온 분이라 사무관을 잘 모르는 게 당연했습니다. “아버지! 그게 우리 동네 면장과 똑같은 거예요.” “그래? 경사 났구나! 이번 주말에 내려오너라!” 그 당시 오전근무였던 토요일, 그가 반가를 내고 철원으로 향했지요. 마을 입구에 ‘경축 이ㅇㅇ의 장남 이창수 면장 승진’이라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집에 도착하니 마당에는 멍석이 깔려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돼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