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보! 어머님이 돌아가셨어요!” 울부짖는 아내의 목소리로 어머니가 운명하셨다는 비보를 접한 것은 프랑스의 어느 호텔방이었습니다. 스위스에서 TGV를 타고 밤늦게 도착해 잠 든 날, 새벽에 비보를 접하곤 넋을 놓아버렸지요. 숨이 멎을 듯하고 몸이 굳어버리고 두려움이 몰려들었습니다. 파리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는 하늘 길은 평생 가장 지루했던 시간이었지요. 온몸이 떨리고 사지가 굳어져 기내식은 입에 대지도 못하고 물만 들이켰습니다. 만감이 교차했지요. 평생을 고생만하시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가진 게 없는 시골총각에게 시집와 고생고생하며 살았지요. 그리 많지 않은 땅을 일구면서 6남매를 키우는 일은 결코 간단치 않았습니다. 죽어라 일했지만 많지 않은 논밭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