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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는 노인교통비가 지급되고 있습니다. 도청에서 노인복지업무를 담당하는 실무과장으로 일할 때였지요. 65세 이상 어르신이 66만 명이 넘었고 9백억 넘는 예산이 교통비로 소요되었습니다. 전체 노인복지 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였지요. 노인교통비는 도와 시군이 전액 부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득에 관계없이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노인교통비를 지급하다보니 다른 노인복지분야에 투자할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 새해 예산편성을 앞두고 "모든 어르신에게 지급하는 건 문제가 있다. 일정 소득수준을 고려해 지급하고 남는 예산을 노인복지회관을 짓거나 다른 복지사업으로 전환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의원들에게 간담회를 통해 사전 보고를 드렸는데 난리가 났지요. 경기도 노인회에서 강..

카테고리 없음 2020.10.26

정신유산이 소중한 자산입니다.^^

살다보면 작은 일에 감동할 때가 있습니다. 수원의 먹자골목 인근에 소박한 쌈밥집이 있지요. 손님이 끊이질 않는 걸 보면 연세 지긋한 주인장의 음식솜씨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20년이 넘도록 이 한곳에서 장사하고 있으니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겠지요. 하지만 경제가 나빠져 문을 닫는 곳이 많은데 여전한 걸 보면 특별한 비결이 있을 듯했습니다. 조심스레 물음표를 던졌는데 돌아온 답은 의외였지요. "제 음식 솜씨가 뛰어나서 그런 게 아닙니다. 건물주가 오랫동안 세를 올리지 않아 버틸 수 있었던 겁니다." "아!" 탄성이 절로 나왔지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올리려 들텐데 이렇게 오랫동안 그냥 놔두는 건물주가 있구나! 건물주가 이순신 장군의 후손인데 오랫동안 세를 올리지 않아 다른 건물..

카테고리 없음 2020.10.15

가을 날, 저녁달을 바라보며...^^

눈 시린 푸른 하늘 아래 山들이 저마다 다른 색동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싱그러운 바람결에 뒤 뜨락에선 후두 둑 후두 둑 알밤 떨어져 내리는 소리가 요란하기만 하지요. 귀뚜리 노래 소리에 맞춰 고추잠자리 한 무리가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습니다.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지요. 옷깃을 세우고 낙엽 지는 벤치에 앉으면 그가 바로 시인입니다. 두 손을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아무 말 없이 낙엽 쌓인 길을 걸으면 그가 바로 철학자인 것이지요. 가을은 생각이 많아지는 계절입니다. 가을을 살아가는 불혹의 세대는 잘 여문 곡식처럼 넉넉함을 만끽하는 계절이 될 것입니다. 지천명의 세대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겠지요.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삶을 달관한 이순(耳順)의 세대는 세상을 관조하며 달빛 같은 마..

카테고리 없음 2020.10.05

기부, 크기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코로나 19가 한창 창궐할 무렵,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00만 원을 기부한 어느 배우가 곤혹을 치렀지요. 일각에서 기부금액이 적다고 지적하며 문제 삼았고, 그의 선행은 한순간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억대의 금액을 기부한 스타들과 비교하며 중견연기자로 너무 적게 기부했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지요. 일부 네티즌들은 “이미지 메이킹이 목적인 것 같다.”, “생색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악플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비난에 그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고 인스타 그램 활동을 중단했지요. 공인으로 산다는 게 어렵다는 걸 실감했을 겁니다. 양주에 있는 ‘두리랜드’는 유명 배우가 만든 어린이 놀이공원입니다. 190억 원이 들어갔다는 이 공원은, 개장 이래 지난 30년 동안 입장료를 받지 않고 운영해..

카테고리 없음 2020.09.10

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

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 경기도청에서 홍보담당으로 일할 때 함께 술자리를 하던 기자가 뜬금없이 한마디 던졌습니다. “형이라고 부르고 싶은데, 괜찮지요?” 저보다 아홉 살이 어리지만, 성격이 깔끔한데다 강골로 소문난 출입 기자였기 때문에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공무원을 만났지만 계장님처럼 인간적으로 존경스러운 분은 처음입니다. 함께 일하고 있는 동생 분은 선배라고 부르지만 계장님은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으로 부르고 싶으면 그렇게 해!” 기분 좋게 말하며 술잔을 부딪쳤습니다. 고맙기도 하고, ‘마음을 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 그와 늦도록 술자리를 함께했지요. 그 후로도 사는 동네가 같아서 함께하는 술자리가 많았습니다. 30년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에서 일..

카테고리 없음 2020.08.12

내편 네편 가르지 말아야^^

‘이판사판(理判事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물불 안 가린다는 뜻으로 쓰이지요. 불가(佛家)에서 나온 말입니다. 스님은 ‘이판승’과 ‘사판승’으로 나누는데, 경전을 연구하고 강론하며 수행하고 포교하는 스님이 이판승이고, 사찰의 살림살이를 꾸려나가고 종무를 돌보는 스님이 사판승입니다. 이판승의 꼭짓점은 종정이고, 사판승의 꼭짓점은 총무원장이지요. 가끔 이판과 사판을 두루 거친 스님도 있습니다. 이판이 없으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을 수 없고, 사판이 없으면 가람을 존속시킬 수 없지요. 이판과 사판은 서로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이고 동반자라는 방증입니다. 살아보니 세상사는 일이 수학문제처럼 완벽하게 풀리지 않고 완벽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판승이나 사판승이나 추구하는 진리와 궁극적인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

카테고리 없음 2020.07.15

관광업계에 심폐소생술이 필요합니다.^^

강원도 횡성엘 다녀왔습니다.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으로 일할 때 횡성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대표의 초청을 받은 것이지요. 강원도는 청정지역입니다. 코로나19에도 비교적 안전한 곳이지요. 저녁을 먹고 이 대표 집에 들어가 茶談을 나눴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지요. 관광업계에 대한 걱정과 소소한 일상사가 話頭였습니다. 경기관광공사에서 대표사원으로 일할 때 인연을 맺은 분들과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창수 前 한국관광공사 사장, 양무승 前 한국관광협회 회장, 황준기 前 인천관광공사 사장, 추신강 중화 동남아여행협회 회장,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대표가 함께 만남을 갖고 있지요. 가끔 관광전문가를 초빙해서 관광에 대한 깊이와 넓이를 더하는 시간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관광..

카테고리 없음 2020.07.05

노조와 함께 한다는 것...^^

노조와 함께 한다는 것 “홍 과장님! 체육과장이 직원을 바꿔달라고 해 골치가 아프네요.” “뭔 일이 있나요?” “노조위원장이 일은 안하고 노조활동에만 신경을 써서 바꿔주거나 차라리 없는 게 좋겠다고 하네요.” “저희 과에서 일하도록 하죠...” 그렇게 그 직원과 우리 과 직원을 맞바꿔 일을 했습니다. 때마침 ‘경기방문의 해’준비로 외근을 해야 하는 일이 많았지요. 그 직원에게 경기관광공사와 협업하는 일을 전담토록 했습니다. 성향이 활달해서 기획보다 현업이 맞을 거라는 생각을 한 것이지요. 자신을 포용해준 것 때문인지 생각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을 잘해주었습니다. 그 후에도 4명의 노조위원장과 함께 일을 했지요. KBS 열린 음악회를 겸한 ‘2005 경기방문의 해’ 선포식을 끝내고 총무과장으로 발령을 받았..

카테고리 없음 2020.06.24

꽃 비

朝鮮日報, 정수자의 가슴으로 읽는 시조- 꽃비 물 젖은 바람결이 알몸으로 날아든다 꽃물 든 아지랑이 같이 살자 꼬드기고 낯붉힌 햇살 한 자락 무지개를 떠 올린다 옹골찬 마디마디 잎이 나고 꽃이 핀다 불현듯 은밀하게 새살 돋는 가슴앓이 쓸어도 스러지지 않는 숨결 같은 사랑 하나 내 심장이 멎을 듯한 그런 사랑 찾아들면 너를 위해 살고 싶다 너를 위해 죽고 싶다 가슴 끝 저려오는 그리움 꽃비 후두둑 쏟아진다 - 홍승표 (1956~ ) "제대로 맞았거나 바라만 봤거나, 꽃비가 참 많이도 흩고 날리는 철이다. 어디나 만발이요,'알몸으로 날아' 드는 것들 천지라 어지러울 지경이다. '물 젖은 바람결' 이며, '꽃물 든 아지랑이' 만 아니라, 꼬드기는 향기 가 향기가 진동하니 진득이 들어앉아 있기가 어렵다. 그래도..

카테고리 없음 2020.06.17

누구나 假面을 쓰고 살아갑니다.^^

이면에는 나를 초월한 욕망의 갈구 힘들때 술한잔 기울이며 태연하듯 삶의 억압·제약 속 낭만·해학 담겨 그래도 눈빛은 내면을 엿볼수 있어 감춰진 본모습 '이해' 사랑의 출발 복면을 쓴 사람들이 얼굴을 감춘 채 노래 경연을 하는 TV 프로그램이 있는데, 누구인지 맞혀보는 재미가 참 쏠쏠하지요. 감추는 것, 그게 가면의 본질입니다. 실제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것은 모순된 일이지만, 민낯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울 때 가면은 좋은 방편이기도 합니다. 얼굴을 감추고 자신을 초월한 그 무엇인가를 갈구하려는 욕망, 그게 고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면이 소멸하지 않는 이유이겠지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적인 사랑의 대명사로 불리는 명작입니다. 이 작품의 백미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가면무도회에서 운명적인 사랑에 빠..

카테고리 없음 2020.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