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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수' , '국민배우'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아, 테스 형! 아프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 가수 나훈아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코로나19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출연료도 없이 특집무대에 오른 것이지요. 그는 일흔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열정적인 노래와 몸짓, 화려하고 강렬한 공연을 펼쳤습니다. ‘나라를 지킨 것은 대통령이나 왕이 아니라 보통의 우리 국민이었다.’는 소신 발언도 묵직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지요. 이 감동적인 공연을 본 사람들은 그가 왜 국민가황(歌皇)으로 불리는지 알게 되었다고 칭송했습니다. 탤런트 김수미는 남편의 사업 실패로 생활이 어려워 친구와 동료들에게 돈을 빌리러 다녔다고 합니..

카테고리 없음 2021.04.06

한국가곡학회 창작 가곡

詩로서 일어나고, 禮로서 똑바로 서며, 音樂으로써 완성된다.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 ㅡ 孔子) 10여년 前부터 한국가곡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詩를 쓰는 文人들과 작곡가들이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매년 한차례씩 시인들의 詩를 작곡해 가곡을 완성시키고 성악가들이 노래하는 발표회를 열어 왔습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발표회를 열지 못하고 회원들에게 음반을 나눠주는 것으로 마무리됐지요. 코로나19로 봄을 봄답게 보내지 못한 아쉬움을 노래한 '봄을 보내며' '첫 발자국' 두 편의 저의 詩가 가곡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제 詩에 곡을 붙인 가곡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 詩가 가곡으로 만들어져 불린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지요. 돈만으론 살수없는 가치가 있다는 생각때문입니다. 별일없으면 이..

카테고리 없음 2021.04.01

술 마시는 것도 酒道가 있다는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술에 관한 전설이나 떠도는 이야기는 많습니다. 그리고 술에 관한 한 자칭 내로라하는 주당(酒黨)이나 주신(酒神)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지요. 그렇지만 술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합니다. 저 역시 술에 관한 한 많이 아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별로 아는 게 없는 바보 같은 사람이지요. 시골에서 자란 때문인지 들에서 일하시는 어르신들의 새참 심부름을 하면서 일찍 술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새참은 흔히 두부김치에 막걸리가 대부분이었지요. 그런데 술이 담긴 큰 주전자가 무겁기도 하거니와 술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해서 한두 모금씩 맛을 본 것입니다. 그리곤 기분이 좋아져 힘든 줄 모르고 심부름을 자청하게 되었지요. 열서너 살이 지나 농사일을 돕거나 땔나무를 할 때는 동네 형님들이 ..

카테고리 없음 2021.03.23

공무원 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지만...

옛 과거제도는 조정이나 지방 관서에서 일할 관리를 뽑는 시험제도였지요. 1200년 전 고려 광종 9년(958)에 처음 시행됐습니다. 당시 중국인 ‘쌍기’가 귀화해 이 제도를 정착시켰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글을 짓는 제술, 유교 경전 내용을 묻는 명경, 잡과 등으로 나뉘었지요. 고려 전기에는 과거 시험보다 더 쉽게 관직을 얻을 수 있는 ‘음서제’가 있었는데, 정5품 이상인 관료의 아들은 별도 시험 없이 벼슬길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권세가의 문벌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면 고위직은 떼 놓은 당상이었지요. 조선 시대에서는 달랐습니다. 음서제와 비슷한 ‘문음’이란 제도가 있기는 했지만, 명분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대부는 부모 덕분에 공짜 벼슬을 얻는 걸 원치 않았지요. 문음으로 관직에 들어가도 말단 벼슬밖에 얻..

카테고리 없음 2021.03.08

어머니와 다듬이질

다듬이질이 있었습니다. 돌로 만들어진 다듬이 위에 옷감을 접어 올려놓고 홍두깨로 두들겨 다듬는 일이었지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어려웠던 시절을 살던 우리 어머니들의 말 못 할 심정을 달래는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다듬이질 할 때 그 내려치는 소리의 강약은 가슴 속에 숨겨져 있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지요. 사람들은 다듬이질 소리를 들으며 그 가락의 강도로 아낙네들의 심정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케케묵은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관습에 얽매이고 시어머니와 시누이 등 시집 식구의 참견과 질책에 억눌려 살아야만 했지요. 말 못 할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았던 그 울분이 한(恨)으로 맺히기 전, 분출시킬 수 있는 것이 다듬이질이었습니다. 다듬이질 소리가 밤이 깊어질수록 요란하게 울렸던 것은 그만큼 맺힌 ..

카테고리 없음 2021.03.07

외모보다 실력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성악가 폴 포츠(Paul Potts)가 있습니다. 처음 경연에 출연한 그를 보고 심사위원과 관객 모두 어이없어 했지요. 휴대전화 외판원으로 소개한 그는 평범함에도 못 미치는 외모, 어눌한 말투까지 도무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가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부르는 순간 놀라기 시작했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막힘없이 치고 올라가는 고음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발군의 노래 솜씨를 보였기 때문이지요. 노래가 끝났을 때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일약 스타 반열에 오르는 순간이었지요. 같은 경연 프로그램에 나왔던 수잔 보일(Susan Boyle)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마흔일곱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턱이 두 개나 되는 뚱..

카테고리 없음 2021.02.16

눈처럼 하얀 꿈을 꿉니다.^^

눈이 내립니다. 창밖 기척 소리에 문을 열고 보니 세상에 온통 눈이 쌓이고 마음이 포근해졌지요. 차가웠던 마음이 녹아내리는 듯합니다. 세상을 따뜻하게 덮고 또 덮는 것은 눈이 아니고 마음이지요. 눈이 맑아지고 생각이 맑아지고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세상이 온통 순백의 옷으로 갈아입는 이런 때, 길을 나서고 싶어지지요. 아무도 가지 않은 그 길엔 수많은 기억이 저마다 고개를 들고 일어나 반겨주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안겨줄 것입니다. 살아가는 일이 아무리 버거워도 눈 내리는 날엔 언젠가 눈처럼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꿈을 꾸게 되지요. 눈이 내리는 날엔 여여(如如)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넉넉함이 생겨납니다. 한 여름 날 쏟아지는 빗줄기가 더위를 식혀준다면 한 겨울 내리는 따뜻한 ..

카테고리 없음 2021.02.04

虎視牛步, 牛步萬里

새해 새 아침입니다. 붉게 솟구친 햇덩이가 온누리를 더없이 따뜻한 손길로 살포시 보듬어 감쌉니다. 새해는 늘 새롭고 다른 설렘으로 안겨오지요. 지난 한해는 '코로나19'로 우리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지난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이른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의 의미를 지닌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선정됐지요. 잘못을 서로 남 탓으로 돌리고, 상대를 비난하는 싸움만 무성했다는 방증입니다.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일도 난무했지요. 그러나 그치지 않는 비는 없는 법입니다. 과거에 매달리면 밝은 내일은 보이지 않지요.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내일은 나아질 것이라는 꿈과 희망이 있어서가 아니겠는지요. 새아침 문득..

카테고리 없음 2021.01.06

코로나시대에 위로가 된 트로트

코로나19시대에 위로가 된 트로트^^ '코로나19’가 창궐하는 바람에 일상이 멈춰져 방콕(?) 생활로 힘들 때 위안이 되고 힘이 된 방송이 있었지요. ‘미스터 트롯’입니다. 많은 사람이 의기소침하게 지내던 무렵에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는데, 시청률 35.7%라는 기록이 이를 방증해 줍니다. 1만 5000명 참가자 중 일곱 사람이 영예의 진(眞) 자리를 두고 펼친 결승전에서 ‘실시간 국민투표’ 참여자가 무려 770만 명이 넘었습니다.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국민투표로 집계에 문제가 생겼고, 결국 다음날 특별 생방송을 긴급 편성해 발표를 진행했지요. 대단원의 막을 내린 미스터 트롯 결승에서 대망의 우승을 차지해 왕관을 쓴 이는 임 영웅입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진으로 호명되자 눈물을 흘리며 큰..

카테고리 없음 2020.12.30

늦가을, 노을, 그리고 耳順을 생각하다.^^

노을처럼 저물어가는 늦가을 날, 사흘간 소백산과 오대산자락을 돌아보았습니다. 떠 있는 바위가 있는 부석사와 조선 유학의 산실, 소수서원 등을 돌아보았지요. 깨달음, 치유의 천년 옛길이라는 고즈넉하고 붉은 단풍 물젖은 선재 길을 구름처럼 돌아보았습니다. 청아한 물소리에 세상 걱정을 띄워 보내고 바라본 끝자락 단풍이 가슴 저리도록 아름다웠지요. 꽃비처럼 날리는 낙엽과 숨죽인 늦가을의 뒤태가 가슴으로 녹아들었습니다. 노을을 보며 귀 열고 순리대로 산다는 이순(耳順)을 생각했지요. 물 젖은 햇덩이가 새순 돋아나는 풋풋한 싱그러움이라면 중천의 태양은 질풍노도입니다. 짙푸른 하늘빛은 건드리면 터질 듯 찬란하지요. 하지만 빛이 너무 강합니다. 눈이 부셔서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지요. 저녁노을도 싱그러움이나 찬란함이 ..

카테고리 없음 2020.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