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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여! 다시 한 번...

주말이 되면 챙겨보는 2개의 TV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불후의 명곡'과 '복면가왕'이지요. 그런데 이번 주, 불후의 명곡 ‘코미디를 노래하다’ 특집을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무대를 잃어버린 개그맨들이 주인공이었기 때문이었지요. 21년 동안 이어졌던 '개그콘서트'프로가 폐지돼 설 수 있는 무대가 없어진 개그맨들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온몸으로 정성을 다해 부르는 그들의 노래는 묵직한 울림과 진한 감동을 주었지요. 보는 동안 가슴이 먹먹했던 이유입니다. 코로나 19로 사는 게 힘들어진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졌지요. 생각보다 오래도록 이어지는 코로나 정국에 사람들은 지쳐가고 그만큼 웃을 일도 사라졌습니다. 이런 난세에 그나마 해학과 풍자로 웃음과 대리만족을 안겨주었던 프로그램이 사라진 건 아쉬운 일이지요...

카테고리 없음 2021.05.17

SK하이닉스와 반도체산업^^

"반도체 산업은 시급을 다투는 것이라서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하이닉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팔당호에 빠져 죽을 각오를 하고 일을 추진하라" 12년 전, 경기도 수질본부장으로 일할 때, 김 문수 지사의 엄중한 지시가 내려졌지요. 당시 이천에 있는 반도체 공장 하이닉스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기 50나노 이하의 고집적도 반도체 생산을 위해 공장증설을 추진했는데 걸림돌이 생겨났습니다. 알루미늄생산 공정을 구리공정으로 바꿔야하는데 팔당상수원 특별구역에서는 구리배출시설의 입지를 규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반도체 구리공정이 허용되어 4개 생산라인이 증설되면 1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생겨나는 천금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팔당호를 관리하는 환경부가 구리가 인체에는 해가 없지만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다..

카테고리 없음 2021.05.12

박수받은 인사청문회^!^

언제나 그러하듯이 국회의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벌어지는 여야 간 충돌과 막말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청문위원들이 의혹을 제기하면 당사자는 손사래를 치며 절대 사실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지요. 치열한 공방전 속에 때론 큰소리와 삿대질이 오가고 얼굴을 붉히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가 하면 안면몰수하고 인신공격을 불사할 때도 있지요. 한마디로 꼴불견이고 불쾌하기까지 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수많은 공직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있었고 상당수의 부적격 의견이 개진됐지만 거의 대부분 임명이 강행되었지요. 훌륭한 인물보다 코드가 인물을 찾기 때문이겠지만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

카테고리 없음 2021.05.10

삼성家와 미술관

“ 홍 과장! 나하고 미국에 가서 백남준 선생을 만납시다.” 경기도에서 문화정책과장으로 일할 때, 임 창열 지사가 뜬금없이 ‘백남준 아트센터를 경기도에 만들자’고 했습니다. 지사의 지시를 받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던 중인데 느닷없이 미국 출장을 가자는 것이었지요. 이미 백남준 아트센터 건립을 구상하고 에이전트(Agent)를 통해 접촉을 해왔는데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때마침 외자유치를 위한 미국출장 일정이 잡혔으니 가는 길에 만나는 게 좋겠다는 것이었지요. 갑작스러운 일이었으나 미국도 가보고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렘마저 들었습니다. 부랴부랴 사전준비를 마치고 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외자유치단과 함께 출장길에 올랐지요. 생전 처음 미국엘 가는..

카테고리 없음 2021.05.06

민선단체장의 줄세우기^!^

“부시장님! 이번에 도청에 가지 말고 여기에서 1년만 더 일하시죠!” “아닙니다. 조선시대는 아니지만 모시던 시장과 경쟁했던 분과 일한다는 게 모양새도 그렇고 직원들도 떨떠름하게 생각할 겁니다.” 파주부시장으로 일할 때입니다. 당시 1년간 모시고 일하던 한나라당 류 화선 시장이 3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민주당 이 인재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이 되었지요. 선거기간 동안에는 시장 직무대행으로 일했는데 참 곤혹스러웠습니다. 공무원은 중립이지만 현직시장이 출마한데다 상대 후보도 제가 경기도 문화정책과장으로 일할 때 직속상관인 문화 관광국장이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현직시장으로 모셨다고 경거망동하지마라!’, ‘도청에서 국장으로 모신 걸로 아는데 오해받을 짓 하지마라!’는 경고성 전화를 받고는 씁쓸했습니다. 선거..

카테고리 없음 2021.05.01

사람의 향기^!^

“난 냄새를 맡지 않는다. 난 개가 아니다.” ‘브래드 피트와 무슨 얘기를 나눴고, 그에게서 어떤 냄새를 맡았나?’라고 한 어느 외신 기자의 황당한 질문에 배우 윤여정은 담담하게 이렇게 답했지요. 외신들과 참석자들은 "격이 떨어지는 질문에 대한 멋진 한 방"이었다며 환호했습니다. 연기 인생 50년이 넘은 일흔 넷, 적지 않은 나이에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그녀의 인생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향기는 사람들을 매료시켰지요. 그녀는 수상소감에서 "브래드 피트! 나이스 투 미츄! 우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있었나. 만나게 돼 영광이다"라는 농담으로 시작해 “진심이 통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요즘 세상은 진심이 안 통하는 세상”이라는 뼈 있는 말과 함께 “조연상을 수상한 건 조금 더 운이 좋았을..

카테고리 없음 2021.04.29

'하늘의 별따기'라는 공무원

‘하다못해 면서기’라는 말이 있었지요. 1970년대만 해도 공무원은 그다지 좋은 직업이 아니었습니다. 은행이나 일반기업 등에 취업을 시도하다가 안 되면 공무원 시험을 보았지요. 9급 공무원 시험은 만 18세 이상, 고졸 학력이면 응시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고3 여름방학 때 시험을 보았지요. 마지막 2학기도 남아있고 군(軍)가산점도 없어 불리한 여건이었습니다. 한 달 남짓 죽을힘을 다해 공부하고 시험 전날, 시험장소인 수원 북중학교 부근에 숙소를 잡았지요. 꼬박 밤을 지새워 마지막 정리를 하고 퉁퉁 부운 눈으로 시험을 봤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덜컥 합격을 했고 그 뒤 40년을 공무원으로 살았지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고 합니다. 미국의 한 언론사는 한국에서 공무원 되는 게 하버드..

카테고리 없음 2021.04.22

'늘공'과 '어공'

“실장님은 안 된다고 하는 게 너무 많습니다.” 공직을 떠난 뒤, 6개월 만에 다시 공무원으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도지사 당선자가 비서실장으로 일해 달라는 요청으로 그리 된 것이지요. 6개월 동안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정치인 도지사나 정무적인 감각으로 판단해 도지사를 보좌하는 ‘어공’(어쩌다 선출직을 따라 공무원이 된 사람)들은 공직이 몸에 밴 저 같은 ‘늘 공’(공채 정규직 공무원)과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었지만 저는 중심을 잃지 않으려 부단히 애썼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은 ‘비서실장은 정무적인 판단이 부족한 것 같다.’며 저를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결이 달랐던 겁니다. 6개월이 지나 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겼지요. 그래도 가끔 도정에 대한 소견을 전했습니..

카테고리 없음 2021.04.21

낡은 가방, 찢어진 구두

“이 구두를 번갈아 신을 테니 닦아놓아요.” 80년대 말, 새로 부임한 임사빈 지사께서 구두 한 켤레를 비서실에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새 것이 아니라 오래 신은 구두였지요. 두 켤레의 구두를 번갈아가며 신었는데 가끔 낡은 구두창을 바꿔달아야 했습니다. “이 구두가 지사님 구두 맞아요?” 도청에 상주하면서 구두를 닦고 수선하는 사람이 의아하다는 듯 묻더군요.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구두를 바꿀 때가 지난 것 같아서 그럽니다.” 검소한 것도 좋지만 나름 사회적 체통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지사님! 구두 닦는 사람이 구두가 낡았다며 지사님 구두가 맞느냐고 하는데 이참에 새로 하나 장만하시죠?” “그래? 물 안 새면 되지 뭐”. 그 때 그 한마디에 뒤통수가 뜨끔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분이 떠나고 서..

카테고리 없음 2021.04.16

'국민가수' , '국민배우'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아, 테스 형! 아프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 가수 나훈아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코로나19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출연료도 없이 특집무대에 오른 것이지요. 그는 일흔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열정적인 노래와 몸짓, 화려하고 강렬한 공연을 펼쳤습니다. ‘나라를 지킨 것은 대통령이나 왕이 아니라 보통의 우리 국민이었다.’는 소신 발언도 묵직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지요. 이 감동적인 공연을 본 사람들은 그가 왜 국민가황(歌皇)으로 불리는지 알게 되었다고 칭송했습니다. 탤런트 김수미는 남편의 사업 실패로 생활이 어려워 친구와 동료들에게 돈을 빌리러 다녔다고 합니..

카테고리 없음 2021.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