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공직자로 일하면서 골프를 배우지 않았습니다. 골프를 못 하는 게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창피한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지요. 북부지역 파주시의 부시장으로 부임해 관내 인사를 마치고 현안을 살펴보기 시작했을 때입니다. “부시장님! 주말에 운동 한 번 하시죠.” 인사차 들른 상공회의소 회장이 차담(茶談)이 끝날 무렵 요청했습니다. 제가 당연히 골프를 할 줄 알았겠지요. “죄송합니다. 제가 골프를 못 배웠습니다.” 그분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방을 나갔습니다. 그러고는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다시 집무실로 찾아왔습니다. “부시장님! 죄송합니다.” 거두절미하고 갑자기 사과부터 하니 어리둥절할 수밖에요. 그분은 골프를 못 한다는 제 말이 자신을 속칭 업자로 치부해 거짓말을 한다고 짐작해 기분이 상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