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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한 줄, 컵 라면으로 끼니를...

“야! 너는 매일 점심시간에 어디로 사라졌다가 오는 거냐? 뭐 다른 짓하는 건 아니지?” “무슨... 우리 집이 바로 옆이니 집에 가서 점심 먹고 오는 거지.” “그래? 내일은 나하고 학교에서 같이 먹자.” 너른 고을(廣州)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저는 한 번도 도시락을 싸간 날이 없었습니다. 쪽문으로 담장을 지나면 바로 중, 고등학교였으니 점심을 집에서 해결했지요. 6남매나 되는 자식들 도시락을 싸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고 그럴만한 여력도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집으로 들어가 있는 것 대충 꺼내먹고 먹을 게 마땅치 않으면 대충 쉬다가 학교로 돌아오곤 했지요. 가끔 친구들이 함께 먹자고 하면 못이기는 척 나눠먹었는데 다양한 반찬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결혼 후, 아들의 학생시절, 도시락은 아..

카테고리 없음 2023.03.27

노인 무임승차가 죄인가요?

"거스름돈이 더 온 듯합니다.” “아닌데요?” “제가 지난해 이맘때쯤 같은 치료를 받고 만원을 내면 1,600원을 받았는데 7천원 넘게 받아서 그렇습니다.” “아이 참! 올해로 만 65세가 되셨잖아요. 이제 주거래 은행에 가서 전철무료승차권도 발급 받으세요.” 봄기운이 완연한 날, 수원 광교산엘 들었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순간, 재빠르게 나뭇가지를 잡았는데 몸이 뒤틀리면서 허리가 삐끗했습니다. 평소 가던 한의원엘 가서 침, 부항, 찜질치료를 받고 돈을 냈는데 거스름돈을 많이 줘 “잘못된 것 아니냐?”고 했더니, ‘65세 어르신’ 적용을 했다는 답이 돌아온 거지요. 기분이 묘했습니다. ‘내가 벌써 그리 되었구나!’하는 생각에 일순간, 기분이 내려앉았지요. 전철 무료승차권은 발급받을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3.19

흉물이 된 '정치현수막' 사라져야^^

“부시장님! 행정안전부 인사담당입니다. 다른 게 아니라 파주시의 옥외 광고물 노하우를 전국에 확산시키려합니다. 6급 직원을 1년간 파견시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파주시 부시장으로 일할 때, 시 공무원을 정부에 파견했습니다. 파주시는 2010년 정부의 옥외광고물 평가에서 전국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기관표창을 받았지요. 2006년, 2008년에 이어 3번째 대통령기관표창을 받은 것입니다. 파주시는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로 유명해졌고 선진견학을 오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지요. 이런 전통은 계속돼 2020년에도 대통령기관표창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불법광고물 근절을 위해 전담부서와 옥외광고물 관리조례를 만들었지요. 특히 전국최초로 드론을 활용한 옥외광고물 안전점검사례는 호평을 받고 있지요. 365일 불법..

카테고리 없음 2023.03.12

소통의 첫 걸음은 문을 열어 놓는 것^^

“문은 그냥 열어놓으세요.” 경기도청에서 인사 담당 국장으로 과장·팀장 등과 함께 인사안(案)을 작성할 때였습니다. 출입문을 열어놓고 일했는데 직원이 자꾸 문을 닫았지요. 인사업무의 중요성을 고려해서였을 것입니다. 저는 도청 직원이면 당연히 인사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돌아갈 테니 굳이 닫을 것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사무실 문을 닫지 않고 지냈지요. 직원이나 민원인이 찾아왔을 때 문이 닫혀 있으면 안에서 뭐 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용인부시장 때는 접견실을 도의원상담실로 개방했습니다. 문을 열어 두면 좋은 점이 많이 있지요. 밖에서 볼 수 있으니 혹시 화가 나 소리 지를 일이 있어도 참고 목소리를 낮추게 됩니다. 민원인이나 후배 공무원이 들어오기 편해 차 한 잔 나누기도 ..

카테고리 없음 2023.03.06

별명도 잘 붙이면 신바람^^

“소주병 과장! 양잠(養蠶)분야에는 별 지장이 없지요?” “네! 별 이상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소주병이 아니고 소병주입니다.” 경기도청에서 임사빈 지사수행비서로 일할 때입니다. 오랜 가뭄에 따른 대책을 보고받던 지사가 과장이름을 잘못 불러 폭소가 터졌지요. “소병주나 소주병이나….” 지사가 멋쩍어하며 뱉은 말에 회의장은 또 한 번 웃음바다가 됐고 이후 잠업특작(蠶業特作)과장 별칭은 소주병이 됐습니다. 그 당시, 회식을 즐겨하는 과장이 있었는데, 직원들은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 했지요. 한잔하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 해놓고 혼자만 이야기하니 회식이 반가울 리 없었던 것입니다. 어느 회식 자리에서 한 직원이 술김에 ‘우리 과장은 연산군 같다.’고 했는데, 과장이 어떻게 그걸 알게 되었지요. 미운털이 박..

카테고리 없음 2023.02.26

‘꿈 넘어 꿈’을 실현하는 인생2막^^

함께 일했던 공직후배가 정년을 5년이나 남기고 용퇴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를 만났습니다. “무슨 일 있어?” “무슨 일은요. 36년 공직자로 살아왔으면 이제 좀 쉴 때도 됐지요.” “국장 자리까지 왔는데 구청장을 하고 명퇴해도 충분하잖아” “아닙니다. 제가 이 자리에 오른 게 우리 후배들 덕분인데 자리를 비워줘야지요. 이제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용퇴를 결심하기까지 많은 생각을 했겠지만, 후배들을 위해 욕심을 내려놓은 그가 새삼 존경스러웠지요. 공직사회 인사철엔 명예퇴직이 공직사회의 화두로 떠오릅니다. 후배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년을 1∼2년 앞두고 명퇴하는 게 관례처럼 굳어졌으니 정년퇴직은 희망 사항일 뿐이지요. 말이 명퇴이지 반강제 퇴직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명퇴하지 않는 공직자도 있..

카테고리 없음 2023.02.20

반전의 대형현수막이 내걸린 이유^^

‘경축! 수지 레스피아 준공, ㅇㅇ아파트 입주민 일동’ 2009년 3월, 용인 하수처리장시설인 ‘수지 레스피아’ 준공식 날, 인근 아파트 벽에 대형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하수처리장 건설을 반대했던 주민들이 내건 걸개현수막이었지요. 레스피아(Respia)는 휴식(rest)과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로, ‘친환경 하수처리장’이라는 뜻의 용인시 브랜드입니다. ‘그렇게 반대하더니 감사하다는 현수막을 내걸다니…’ 그 당시 경기도 수질본부장이었던 저는 준공행사 사전점검을 하다가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하수처리장 인근 주민들은 용인시청과 경기도청 앞에서 수없이 반대집회를 했지요. 결국 추가예산을 들여 하수처리시설을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에는 체육시설을 만드는 것으로 민원을 해결했습니다. 그게 축하현수막으로 바뀐 ..

카테고리 없음 2023.02.13

이재율 킨텍스대표가 보여준 품격^^

이재율 킨텍스 대표가 연봉 20%를 반납키로 해 세간에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그는 흑자경영 기반 조성을 위해 대대적 조직개편에 나서면서 자신의 연봉 3천600여만 원을 삭감한 것이지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스스로 연봉을 깎은 첫 공공기관장입니다. 킨텍스 임원들도 연봉 일정액을 자진 반납하기로 했지요. 그는 취임직후, 대대적인 조직개편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 맞춰 비대한 조직을 슬림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정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유사·중복 업무와 기능을 조정하고 구성원이 작은 조직을 보강하면서 상위 직 비율을 줄인 것이지요. 기존 2본부 4실 21개 부서를 28%나 줄인 2본부 18개 부서로 개편했습니다. 특히 결재단계를 4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고 조직구성..

카테고리 없음 2023.02.07

신춘문예 글쟁이의 추억^^

“홍비서! 이 자료 좀 봐! 도대체 앞뒤가 연결이 안 되네.” 새마을 회에서 주관하는 이웃돕기 바자에 참석하기 위해 파주로 가는 도중, 임사빈 지사가 자료를 건네며 한마디 던졌습니다. 축사였는데, 읽어보니 새마을역사(歷史)같은 자료를 꿰맞춘 것이고 핵심이 없었지요. 대대적으로 수정했습니다.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지도자들의 어려운 이웃돕기는 큰 의미가 있고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다. 이러한 일이 널리 확산하기를 기대한다.’는 말을 첨삭(添削)했지요. 수정 자료를 넘겨받은 지사가 ‘홍비서 대단하다.’고 칭찬을 했습니다. “앞으로 ‘말씀 자료’는 홍비서가 검토하는 게 좋겠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지사가 지나가는 말처럼 흘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주, 실·..

카테고리 없음 2023.01.30

운전 못해서 곤혹 치룬, 설 명절^^

양주 출신 임사빈 경기도지사의 수행비서로 일할 때입니다. 설 명절 다음날 일정은 지사의 고향 양주에서 열리는 윷놀이 행사 참석이었지요. 서둘러 아침을 먹고 도지사 공관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운전기사가 보이지 않았지요. 청원경찰에게 물어보니 아직 안 왔다는 겁니다. ‘출발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급히 ‘삐삐’로 호출했지요. 곧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왜 아직 안 오는 거냐고 물었더니 “지사께서 오늘까지 쉬라고 했는데, 무슨 일 있느냐?”며 오히려 반문하더군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 어질어질했습니다. 운전을 못 하니 난감했지요. 당황해하는 사이, 지사께서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차에 올랐습니다. “홍비서! 가자!” “저… 지사님! 죄송한데 제가 운전을 못 합니다.” “뭐? 여..

카테고리 없음 2023.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