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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 속에서도 부하걱정을...

30년이 넘은 관선단체장 시절, 새해가 되면 도정책임자인 도지사는 시·군의 업무를 보고받고, 주민과 소통하는 것이 관례였지요. 도지사가 연두순시를 통해 각 시·군의 새해 설계를 파악하고, 주민과 대화를 통해 수렴한 민원을 도정에 반영하는 일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시장이나 군수도 좋은 창안이나 시책은 특별 예산을 받을 수 있는 기회로 도지사의 연두순시 준비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지요. 자치시대 이전에는 정부에서 도지사를 임명하고, 도지사가 시장·군수를 포함해 사무관 이상을 임명하는 권한이 있었으니 그 영향력이 대단했지요. 경기도는 서울보다 17배나 넓고 시, 군이 많아 연두순시가 한 달 정도 걸렸습니다. 그때만 해도 강화군이나 연천군은 이른 아침에 출발해야 할 정도로 먼 곳이었지요. 1989년 새해 연천군..

카테고리 없음 2023.01.15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 된다는데, 진짜일까?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 된다는데, 진짜일까? ‘국장님! 머리가 많이 빠졌네요. 가발을 권하고 싶습니다.’ ‘모발 이식 추천합니다.’…. 과천과 파주 부시장을 거쳐 4년 만에 경기도청으로 돌아와 인사 담당 국장으로 일할 때입니다. 한 달가량 계속한 인사 작업을 끝내고 8월 월례 조회에 참석했지요. 조회 후, 노조 게시판에 가발이나 모발 이식을 권하는 댓글이 올라왔습니다. 아마도 대강당 앞줄에 앉아 있던 뒷모습, 더 정확히 말하면 휑하니 머리털이 빠진 저의 뒤통수를 본 직원이 많았던 것이지요. 중요한 탈모 원인의 하나가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파주 부시장으로 일할 때 구제역이 창궐(猖獗)했지요. 그 추운 겨울에 살 처분 작업과 방역초소 근무가 석 달 넘게 이어져 다치는 직원이 속출하는 등 그야말로 사투를 벌여야..

카테고리 없음 2023.01.09

DMZ 국립공원 지정, 보물일까? 뜨거운 감자될까.

얼마 전, KINTEX에서 관광과 MICE업계 취업을 준비생들에게 3년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을 주제로 특강을 했습니다. 취업전선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강의를 듣는 눈망울이 빛나고 진지했지요. 강의 후, “경기관광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landmark)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경기도는 지역이 넓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화성과 남한산성부터 DMZ(비무장지대)라는 대표적인 안보 관광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딱히 상징적인 대표선수가 없는 게 단점이고 숙제다. 그러나 장차 DMZ 일원이 경기도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생태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지요. ‘비무장지대’로 불리는 DMZ는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남북분단의 현장입니다. 6,25한국전쟁이후 70년 넘는 ..

카테고리 없음 2022.12.27

공무원이 편하면 국민이 힘들어집니다.^^

2011년 경기도청 자치행정국장으로 일할 때, 김문수 지사 지시로 ‘언제나 어디든지 찾아가 무엇이든 도와 드리겠습니다’라는 ‘도민안방’을 운영했습니다. 전철 한 칸을 임대해 전철을 이용하는 도민들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공간을 마련했지요. 관공서는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가야만 한다는 통념을 깬 발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움직이는 ‘도민안방’을 기발한 생각이라고 했지요. 도민안방을 찾은 도민들은 ‘공무원들이 정말 많이 변했다’며 좋아했습니다. 그해 한 해 동안 찾아가는 도민안방은 수만 건에 달하는 민원을 접수하고 처리했지요. 더 중요한 것은 도민들이 도민안방을 통해 경기도청과 소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민원을 해결해주어 고맙다’는 도민의 말보다 ‘경기도청이 먼 곳까지 찾아와서 이야기를 들어주어 고맙다’라는 말이 ..

카테고리 없음 2022.12.19

맹형규 전, 장관님 등과 1212모임을...

겨울비 내리는 날, 모임을 가졌습니다. 맹형규 전, 장관님등과 매년 한차례 정기 모임이지요.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공무원직종개편을 추진했습니다. 1981년부터 30년 넘게 시행돼온 공직체계를 4개 직종으로 통합하되 실적주의와 신분보장이라는 서로 다른 가치를 통합하는 직종개편을 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전국의 지방공무원을 대표해 2년 6개월 동안 행정자치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구성된 직종개편위원회 위원이자 6인소위원회 위원으로 적극 활동했지요. 거의 매월 열린 회의에서 전국의 지방공무원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모든 정성과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지방공무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데 최선을 다했지요. 당초 3과목이던 7급 전직시험과목을 2과목으로 줄이고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바꾸는 한편, 5급도 전직이 가능..

카테고리 없음 2022.12.16

연륜에 걸맞는 인간미가 풍겨야!

"홍 과장! 어디 국밥 맛있게 잘하는 집 없나?" 경기도청에서 의전담당과장으로 일할 때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도청 앞 네거리 중앙에 ‘경축 탑 점등식’이 끝나자 손학규 지사가 뜬금없이 국밥집을 찾았지요. "순댓국 잘하는 데가 있는데 괜찮으세요?" "그것도 좋지!" 수원역 앞 골목에 있는 오랜 단골집이 생각나 그곳으로 안내했지요. 머리고기 한 점을 맛본 지사가 씩 웃으며 기분 좋은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집을 지들끼리만 다녔어? 이리와 막걸리 한잔해!" ‘82년 청운의 뜻(?)을 품고 도청으로 와서 이 집을 다니기 시작했지요. 도정 홍보자료를 작성하는 일을 할 때입니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토요일 날, 일과를 마치고 ‘일미 집’에 순대국밥을 먹으러 갔지요. 2층 다락방에 모여 ..

카테고리 없음 2022.12.12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내년 1월1일부터 대구 8개 구·군에서는 점심시간에 근무하지 않습니다.” 대구지역 관공서와 도심 주요 거리에 이런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를 두고 공직사회 내부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지요.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는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공무원의 점심시간을 보장하자는 취지입니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는 내년 1월부터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전면 실시를 요구하고 시청사와 각 구·군청 인근에 관련 주장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지요. “국장님! 우리 민원담당관실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늘려달라고 합니다. 점심시간에 오는 민원 때문에 점심을 거르는 직원도 생깁니다.” 2011년 경기도청 자치행정국장으로 일할 때, 강희진 민원담당관이 단도직입(..

카테고리 없음 2022.12.07

기자의 슬리퍼와 특권의식^^

“아버지! 저는 기자라면 동생도 별로입니다.” 경기도청 공보관실에서 도정 홍보자료를 만드는 일을 맡아 몹시 힘들고 지쳐 있을 때였습니다. 아버지와 형제들이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하곤 ‘아차!’ 싶어 순간, 움찔했지요. 홍보자료를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기자와 접촉이 많았는데, 미운 짓을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소위 ‘갑 질’에 질린 적이 있었던 게 잠재돼 있다가 일순 나도 모르게 툭 불거져 나왔던 것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이놈아! 아무리 그래도 동생을 싫다고 하면 되냐”고 꾸중을 들었습니다. 셋째 동생이 기자이기 때문이었지요. “홍 형! 제씨(弟氏)가 시장 기자회견장에서 맨 앞에 다리를 꼬고 앉았는데 보기가 안 좋았어요. 홍 형 동생이라 얘기해주는 것이니...” 도청에서 일하다 서기관으로 ..

카테고리 없음 2022.11.27

단체장 바뀐다고 공무원 달라지나?

“과장님! 접니다.” 휴대전화 진동에 놀라 비몽사몽 전화를 받았는데 한석규 기획관리실장이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사고라도 났나 싶었는데 기분이 좋아 전화했다는 것이지요. 인사작업이 끝나고 한잔 후에 귀갓길이라며 제가 총무과장이 됐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잠결이라 그런 게 아니라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습니다. 당시 손학규 지사는 고위직 인사 시에 인사 담당 국장은 물론이거니와 부지사, 기획관리실장과도 협의했지요. 이 때문에 시간이 꽤 걸렸지만, 그만큼 폭넓게 검증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총무과장은 경기도청의 최고참 서기관이 맡는 게 관례지요. 저는 손 지사의 취임 초부터 그다지 좋은 인상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과장도 암묵적으로 등급이 있는데 저는 초임 서기관이 ..

카테고리 없음 2022.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