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794

해 줄거면 빨리 해주자!

“홍 부시장! 내기 하나 합시다.” “무슨 내기를…?” “관내를 돌아보고 불법 현수막을 발견하면 내가 저녁을 사고, 못 찾으면 홍 부시장이 저녁을 사는 거요.” 파주시 부시장이 된 지 일주일쯤 지났을 때 류화선 시장이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요. 몇몇 시군에서 일해 봤지만, 불법 현수막이 없는 데라고는 한 곳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점심 먹고 관내를 돌아보았지요. 그런데 예상과 달리 불법 현수막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진맥진 상태로 돌아와 저녁을 살 수밖에 없었지요. 그해 파주는 전국 옥외광고물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 기관표창을 받았습니다. ‘신세계첼시 프리미엄아울렛’은 2010년 4월 파주 통일동산 내 8만 6000㎡ 땅을 샀는데 파주시가 6월에 개발 행위를 허가했지요..

카테고리 없음 2022.11.14

공직자는 물러날 때를 알아야...

짙은 코발트 빛 하늘이 눈 시리게 푸르른 날 아침, 고양시 제2부시장으로부터 문자가 날아들었습니다. 아직 임기가 1년 6개월 이상 남아 있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시장께 사의를 표명했다는 메시지였지요.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동환 고양시장은 이 부시장이 경기도청에서 도시주택실장으로 일할 때, 도시계획위원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시장 당선 후, 함께 일하자고 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의 선택은 의외였지요. 무슨 일이 생겼나 궁금했습니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모든 게 평안하고 고요합니다. 마음이 가볍고 넉넉하지요. 평안한 것은 마음에 걸림이 없다는 것이고 마음에 걸림이 없으면 그게 행복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음 편히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메시지를 날리고 나서 한동안 멍 때리고 ..

카테고리 없음 2022.10.31

가을이 저물어 갑니다.^^

높고 짙푸른 하늘아래 산들이 울긋불긋 현란한 색동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싱그러운 바람결에 지난여름 땀 흘리며 가꾼 열매들이 터질 듯 탱글탱글하지요. 여기저기에서 후두 둑 후두 둑 알밤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귀뚜리소리에 맞춰 고추잠자리 떼가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지요. 눈빛 환한 한낮에도 총총 별이 내리고 낮달이 푸른빛으로 하늘자락에 걸려 있습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지요. 옷깃을 세우고 낙엽 지는 벤치에 앉아 있으면 그가 바로 시인이요, 두 손을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윗저고리 깃을 세운 채 걸어가면 그가 바로 생각에 잠긴 철학자입니다. 가을은 생각이 많아지는 계절이지요. 하늘이 뚫린 듯 쏟아 붇는 장대비에 천둥 번개까지 몰아치는 여름에는 그리 깊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가을은 흔들리는 갈대처럼..

카테고리 없음 2022.10.29

남을 부각하는 게, 나를 더 부각하는 것^^

“저보다 선배 사무관이 많습니다. 제가 가면 지사님도, 저도 욕먹습니다.” “모두 그 자리는 가기 싫다고 해서 국장에게 일임했더니 홍 비서관을 지목했습니다. 욕먹을 일 없어요.” 이인재 경기도 문화관광 국장은 일 욕심이 많고 추진력이 상당해 그가 관장하는 부서에 가기를 꺼렸습니다. 공석이었던 문화정책과장 자리에 후임을 물색하기가 쉽지 않자 임창열 지사가 국장에게 일임했고, 국장이 나를 지명했던 것이지요. 등 떠밀려갔지만 열심히 일했고, 저보다 나이가 어린 국장은 저를 따거(大哥:형)라 부르며 예우해 주었습니다. 내가 그 부서로 가게 됐을 때 걱정 어린 시선이 적지 않았지만, 차츰 인식이 달라졌지요. 이 국장은 장점이 많았다. 특히, 성과와 칭찬을 직원에게 돌리는 게 참 멋있었습니다. “홍 과장! 문화재단..

카테고리 없음 2022.10.17

잣을 따는 원숭이^^

30년도 넘은 임사빈 지사시절, ‘가평의 잣을 따는 일에 원숭이’라는 특이한 신문기사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원숭이를 ‘잣을 채취하는 일을 시킨다.’는 것이었지요. 급기야 며칠 후, TV에 원숭이들을 훈련시키는 영상이 소개되는 등 한동안 세간의 화제로 회자(膾炙)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토픽에도 등장을 했지요. 그런데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게 임 지사였다는 게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임지사 수행 비서로 일해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지요. 임 지사가 가평군 연두순시를 가서 주민들과 신년교례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잣 농가 주민들은 “일손이 달려 잣 수확에 어려움이 많다”고 대책마련을 호소했지요. 당시 가평엔 800여 잣 농가가 있었고 당시 기준으로 전국 수..

카테고리 없음 2022.10.06

관광은 미리 협업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경기관광공사 대표사원으로 일한 지 5개월이 채 안 됐을 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창궐했습니다.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는 전염성이 강한 호흡기 질환이었는데, 유언비어가 난무했지요. 급기야 정부가 “미확인된, 올바르지 않은 감염경로·치료법·예방법 등에 대한 정보가 떠돌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관계없다. 유언비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바로 처벌하는 엄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당시에는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국민적 불안감이 극에 달했지요. 여행업계는 졸지에 날벼락을 맞았고, 한순간에 황당한 사태를 맞은 경기관광공사와 관광업계도 넋이 나간 상태였지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장님! ‘메르스’ 때문..

카테고리 없음 2022.09.26

보이는 게 다는 아닙니다.^^

‘첩첩산중에는 오래된 절이 감춰져 있네.’ 송나라에 휘종 황제가 있었습니다. 훌륭한 화가이기도 했던 그는 수시로 궁중에 화가를 모아 놓고 그림 대회를 열었지요. 이럴 때면 직접 화제(畫題)를 정하곤 했습니다. 어느 날, 황제는 ‘절’을 그리게 했지요. 대개 숲속 나무 사이로 절의 일부분을 짐작할 수 있는 지붕이나 탑을 그려 넣었습니다. 그런데 황제가 1등을 준 그림은 어디에도 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요. 깊은 산속 작은 오솔길을 따라 물동이를 메고 가는 스님을 그렸을 뿐입니다. 황제는 “스님이 물을 길으러 나온 것을 보면, 근처에 절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으냐?”라고 말했지요. ‘약초를 캐다 길을 잃었네 / 가을 나뭇잎 뒤덮인 첩첩 봉우리 / 스님이 물을 길어 돌아간 / 숲 끝에는 차 끓이는 연기..

카테고리 없음 2022.09.20

바다 화장실을 아시나요?

살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그 황당한 상황을 모두 해결해줄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요. 바다 한가운데서 고기를 잡거나 물고기와 전복, 조개 등을 키우는 양식장에서 일할 때,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건 난감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를 해결하는 일이 간단치 않지요. 사람에 따라서는 그냥 방뇨해도 바닷물이 정화해주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다 환경보호 차원에서 보면 안 될 일이지요. 바다가 오염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어민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10년 전쯤, 미국으로 수출하는 남해안 양식 굴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 바이러스’가 검출돼 파장이 컸었지요. 대미(對美)수출이 전면 금지되고, 어민들은 졸지에 판로가 막혀 큰 ..

카테고리 없음 2022.09.13

'전국노래자랑' 새 MC, '신의 한수'가 될까?

30년 넘게 ‘전국노래자랑’을 이끌어온 고(故) 송해 선생의 뒤를 이어 방송인 김신영이 새 MC로 깜짝 발탁됐습니다. ‘전국노래자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KBS 대표 장수 음악 프로그램이지요. 1988년부터 고(故) 송해 선생이 34년 동안 진행을 맡아왔으나 지난 6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올해 들어 송해 선생이 건강상 이유로 하차 의사를 밝히면서 후임 MC는 누가 될까 하는 게 국민적 관심사였지요. 이상벽, 이상용, 임백천, 이택림 등과 강호동, 유재석, 이수근에 이르기까지 내로라하는 베테랑 방송인들이 거론되어 왔습니다. 김신영이 발탁된 게 파격적이라는 평이 나도는 이유이지요. 김신영이 MC로 낙점된 건 프로그램이 젊어지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그는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

카테고리 없음 2022.09.06

의전은 일상에서도 필요합니다.^^

‘의전은 잘해야 본전, 잘못하면 한 방에 간다.’는 말이 있지요. 의전이 잘못되면 행사의 목적이나 취지가 무색해지므로 나온 말일 겁니다. 경기도청에서 의전담당 과장으로 일할 때, 매월 열리는 조찬모임이 있었지요.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 교육감 등의 도 단위 기관장과 국회의원, 시장, 군수, 각급 단체장들이 멤버였습니다. 과장보직을 받고 첫 기우회(畿友會)날이었지요. 행사가 시작되고 사회자가 “국기에 대하여 경례”를 외친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릿속이 하얗고 아득해졌지요. 단상에 태극기가 보이질 않았던 것입니다. 도청 강당이 좁아 중소기업센터 다산 홀에서 개최했는데, 당연히 태극기를 갖고 가 단상에 놓아야 할 일을 서로 미루는 바람에 그 사달이 난 것이지요. 행사 시작 후, 냉수..

카테고리 없음 2022.08.22